지나간날들/2008

12월 마지막날 우리는..

그냥. . 2008. 12. 31. 15:31

햇살이 비스듬히 베란다를 넘고 거실을 가로질러

 

컴이 있는 방 안에까지 들어와 아는척을 하자고 한다.

 

올해의 마지막 날은 겨울 풍경을 그대로 담아 내고 있다.

 

찬 바람에 싸아한 하늘 그리고 구름....

 

죽은듯 숨죽여 있는 나무들 사이로 목련나무 가지 끝이

 

솜털모자를 눌러쓴 겨울눈이 한창이다.

 

그새 봄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느을...모임에 잘 먹고 다니던 우리집 남자가

 

점심을 먹자 그래서 온 가족이 나가서 밥을 먹었다.

 

여느때 보다더 시끌벅쩍한 식당에 오붓하게 둘러앉아

 

다들 맛나게 먹는데 우리집 남자만 시큰둥이다.

 

왜 먹는게 그모양이냐 그랬더니..고기 별맛 모르겠다고..

 

ㅎ...그동안 잘 먹고 다녀서 그런거라며 근데 왜 얼굴은

 

핼쓱하고 배는 올챙이 배냐고 그랬더니 죽는다 웃는다.

 

술에 쩌들은 연말 보내느라 애쓴 남편의 얼굴은

 

반쪽이고..배는 만삭이니...아이구..한숨이 절로 난다.

 

맛나게 배 빵빵하게 채우고..커피도 한잔 얻어 마시고...

 

기분좋은 오후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저렇게 오늘도 그럭저럭 가는거지..

 

그럼..떡하니 새해 2009년이라는 시간이 다가오겠지...

 

소주 세잔에 알딸딸해진 김여사의 2008년 마지막 날은..

 

정리나..회한이나....반성보다는..

 

알딸딸...헤헤 바보처럼..보내고 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