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
내가 가장 싫어하는 집안 분위기는..
아들넘들이 남편한테 야단맞았을때..
그 분위기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
울집남자 어지간 해서는 애들한테건 나한테건 화 내는 일이 별루 없다.
그렇다고 늘 하하호호 즐거운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아빠를 두려워 하거나 어려워 하는것 처럼 보이지 않는다.
늘..허허허..하는 사람이 더 무섭다지.
오늘 큰넘이 혼났다.
말 한마디 잘못해서 내가생각해도 그정도로 혼날일은 아닌데
너무한다...싶을정도로..
그렇다고 아들넘 역성 들수도 없다.
남편의 화에 기름을 붙는 결과라는걸 경험을 통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만 보면
나나 남편이나 어른이라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함부로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안되는데..막말이 나도 모르게 나오는 경우 있다.
우리집 남자도..막말을 해놓고..이미 후회하고 있었겠지만..
큰넘은 풀이 죽어 한쪽에 앉아 있고..
남편은 암소리 안하고 컴앞에 앉아 있다....
어떻게든 저녁먹기전에 저 분위기 해결해야하는데..
저상태로 저녁 먹었다가 큰넘이 채할까..걱정이고..
남편도, 아이도 거실에 있어 아들넘만 따로 불러 타이르기도 뭐한 상황이다..
그래 맞아. 문자~ 문자로 달래볼까..하고 내 폰을 가지러 방으로 가면서 보니
큰넘 폰이 남편이 앉아있는 컴책상 앞에 놓여 있다.
그냥 다시 주방으로 들어오다가..큰넘에게 가서..
'아들~ 뭐 그런걸로 풀이 죽어서 그래. 아빠한테 혼날수도 있는거지
자아 어깨 펴고...기분도 펴고..'큰넘 어깨를 주무르며 한마디 던졌다.
'아아..괜찮아. '
'거기 앉았지 말고 쇼파에 앉아서 티비라도 보고 그래. 잘못하면 혼날수도 있는거지..'
'괜찮다니까..'
아들넘은 괜찮다면서도 자리를 옮길 생각을 안하고 앉았다.
저녁을 차리면서 '아들~ 큰아들~' 하고 큰넘을 불렀다.
'왜에'
'한가하지. 저녁 늦었잖어. 엄마 좀 도와줄래?' 해서
새침하니 앉아 있는 아들넘 불러 물통에 물 받아 달라 부탁하고..
툭툭 건드리며 기분 풀것을 종용하고...
이래저래 억울한 표정으로 입이 석자나 나와 있던 아들넘 얼굴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아들~ 아빠가 좀 심했지..아마 아빠도 지금쯤 말 함부로 한거 후회하고 있을꺼야..
미안하지만 니가 이해좀 해주라..'
'뭐. 괜찮은데..엄마는~' 한다.
다행히 밥상머리에서 남편이 큰아이를 다독이고...
채할까..마음 졸였던 걱정은 그렇게 녹아 내렸다...
아빠와 아들..
아버지와 아들 관계는..참.....
좋으면서도 어렵고, 어려우면서도 가장 좋은 관계 아닌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