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10. 11. 4. 20:12

좀 쉴까..해서 방으로 마악 들어가는데 폰벨이 울린다.

우리집 남자 모시러 오라는 전화겠거니 하고 폰을 열어보니

흐미.....반가운거.. 어린시절 윗집에 살았던 친구다.

'어~ 은숙아~' ㅎㅎㅎ

어제 통화 한것처럼 반갑게 받았다.

아마도...적게는 6개월에서 1년은 된듯 싶다. 통화 한지가..

그애도 아들만 둘~

나도 아들만 둘~

큰넘이 고2 작은넘이 초딩 6학년이란다.

나이먹어서 그런지 자꾸 고향 생각이 난다고..

어떻게 알았냐고 오늘 정읍 엄마네 다녀 왔다며 한참이나 통화를 했다.

ㅎ..

고향 깨북쟁이 친구란 이런거다.

1년에 한두번 통화해도 어제 만나고 통화 했던 사람처럼 그렇다.

난 이 아이의 성격이 참 좋았다.

아니 부러웠다.

눈처럼 하얀 피부는 그집이 잘 살아서 그랬을까?

우리집에 없던 티비도 검정색 딸딸이 전화도 있었지만 난 그아이 성격이

그때도 제일 부러웠던것 같다.

부잣집 막내딸..ㅎ

난....지지리도 가난한집 둘째 딸..

우리 둘은 안맞는듯 궁짝이 참 잘 맞았다.

호탕한 웃음소리가 매력적이던 그아이는 호탕했고, 맑고 깨끗했고,

할말 다 하면서도 참 착했다.

귀엽게 수다스럽던 그 아이가 나는 참 부러웠다.

나는 태생이 조용하고, 얌전해 보였지만 속으로는 화도 많았고,

미움도 질투도 많은 아이였던것 같다.

늘..여유있어 보이고 좋아보이던 그 아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야간고를 들어간다는 사실이

첨에는 참....이해가 안가는 일이였다.

부잣집 막내딸인디.....

그렇게 우리의 우정엔 서울과 고향이라는 멀고도 먼 거리가 생겼고

세월도 흐르고 흘러 만나본지 십수년..

그럼에도 통화하면 어제 만난 친구처럼 편하고 좋다.

보고싶다.............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