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짜장먹으러 가는길~

그냥. . 2010. 11. 6. 21:35

동네앞 짜장집으로 저녁 먹으러 가는 길~

넷이 함께 서서 걸어본적이 언제적 일인지 가물가물하다.

고작해야 마당에 있는 차까지..

또는 둘이 아니면 셋이 그렇게 걸었지 넷이 동네앞에까지

걸어나가는 일은 별루 없다.

ㅎ..

암것도 아닌 그 일이 참 귀한 일이네. 가만 생각해 보니..

앞서가는 두 아들넘을 보며.

'어이~ 큰아들...막둥이한테 키 따라 잡히겠어~' 남편이 한마디 한다.

'어어........그러네. 우리 막둥이 안큰다고 걱정했더니 꽤 많이 컸네.' 내가 응수를 하고..

'나 요즘 많이 컸어. 엄마, 엄마 이제 내가 형아 금방 따라 잡겠지~' 작은넘이 실실 웃으며

툭툭 말을 던진다.

'야~ 설....난 약먹은 넘하고는 상대를 안하거든~ 약발이잖어. 너~' 하며 너스레를 떤다.

유난 약하고 키가 작았던 작은넘은 초딩때부터 1~2년 전까지 키크는 약이라고..ㅎㅎㅎ

종합영양제를 계속 먹었었다. 그걸 두고 하는 말이다.

'그래도 큰아들~ 열심히 먹어야겠는데~' 남편이 한마디 거드니

'네네네에~ 저 지금도 크고 있거든요. 아직은 요넘 제 턱밑이에요~' 한다.

'아니거든~ 턱밑은 아니다.' 작은넘이 응수를 던지니

'그래. 그래. 눈밑이다. 눈밑~ 이제 됬냐.! 어쨋건 넌 약빨이야. 약빨~' 하고..

작은넘은 그동안 규칙적으로 줄넘기 했던것이 효과가 있는것 같다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하늘을 쿵 하고 찧을것 처럼 들떠 있다.

'한산~ 너 뭐 먹고 싶냐~ 아빠가 다아 사줄께.''

'아빠~ 저는요~'

'너는 키크는 약 많이 먹었응게 안먹어도 되야. 형은 안먹었으니까 사줘야지~'

'아빠. 그 거짓말 정말이죠. 야~ 설 너 증인이다. 엄마도 증인~ 아빤 이런 말씀은

너무 너무 잘 까먹으셔서 꼭 증인이 필요하다니까~'

너스레를 떠는 큰넘 한마디에 우리는 박장 대소를 하며 짜장집을 향했고

조용하던 골목길엔 왠 소란인가 싶었는지 앞집개 옆집개 덩달아 멍멍거리는 소리에

하늘이 놀랬는지 어깨를 움츠린다...

 

탕수육에 남편은 소주 1병 나는 맥주 한병~

사이다 하나 시켜 두 아들넘 나눠 먹으라 했더니 작은넘은 키 안큰다고 안먹고~

큰넘은 시원~하다고 벌컥 벌컥 기분 좋게 마셨다는..

닮은듯 아주 많이 다른 두 형제를 보면..참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