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 막국수.
일부러 아이들 있는날로 맞춘건 아니지만
오늘이 용케도 놀토라는걸 알았는지 며칠전에 신청한
박스가 도착했다.
오천개. ㅎ...
20개 묶음으로 250개
남편이랑 나랑 정리 해도 그닥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지만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
20개 묶음 무게가 있고 그 무게를 반복적으로 들어 올려 정리를 해야하는 일은
적어도 내게는 쉬운 일은 아니다.
대문앞에 퍼놓은 박스를 창고앞으로 옮겨서 다시 창고에 차곡 차곡 쌓아야 하는 일이니
하고나면 온몸이 아프다는 거...
그런데 오늘은 아들넘이 그것도 둘이나 집에 있으니..흐흐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간만에 쉬는날 미안하기도 하지만..어쩌겠어.
없으면 몰라도 있으면 함께 하는게 당연한 일이라고 아들넘들도 생각해 준다.
'자갸~ 나 쉬어도 되나? 아들이 둘이나 있는디.'
'어. 당신 쉬어. 장대같은 아들넘이 둘이나 있는디 이럴때나 쉬어야지
쉬어 쉬어.. 나오지말고 쉬어~' 하는데 그냥 두고 볼수가 있어야지..
큰넘은 제법 잘 한다.
작은넘은 큰넘 두번 왔다갔다 할때 한번쯤~ 느릿 느릿 거북이 흉내를 내기는 하지만
하기 싫타거나 짜증을 부리지는 않는다.
두 아들넘 덕분에 한시간만에 다 정리 하고~
우리집 남자는 총 동창회가 한창인 인근 중학교로 달려가 버리고~
기운 빠지고 맥빠지고~ 체력이 바닥난 나는 거실 쇼파에 길게 들어 앉았다.
'배고파~ 배고파' 하는 아들넘들 간만이 일 시켰으니 짜장이나 사줄까.....했더니
동네앞 동치미국수집 가서 먹고 싶다고
옷만 갈아 입고..
절대로 머리 감지 않고는 대문밖을 나서지 않는 막둥이넘도 흔쾌히 움직여줘서
맛나게 먹었다.
동치미국수에 비빔국수, 거기다 불로초편육까지....배 두드려 가며 먹고 있는데
우리집 남자랑 친해진 쥔 아저씨가 만두를 써비스라며 들고 오셨다.
ㅎ...
아~ 배불러 배불러 하며 맛나게 먹었다....
'엄마~ 아빠의 인맥의 끝은 도대체 어디까지야?' 큰넘이 한마디 하고
'저 아저씨도 아빠하고 친해?' 작은넘이 한마디 한다.
'어. 벌써 형님 동생 하면서 말 텄던데...아빠랑 잘 지내. 어제도 여기 와서 점심 먹었어.'
서비스가 참 후하신 분이다.
근디...
난..그거 쬐끔 부담 스럽다.
우리집 남자랑 종종 가는데 그때마다 나오는 서~비스가 우리가 시켜먹는거 보다
더 후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래서 오늘은~~ 만두값 슬쩍 놓고 나왔다.
서비스 좋지만..너무 그러시면 부담시러서 못온다고 한마디 남기고
바람처럼 빠져 나왔다.
난..
부담이라는 단어가 정말이시 싫타....
그렇다고 독야청청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