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10. 11. 13. 22:44

 

 

우리집 남자 한잔하고 들어와 코를 골기 시작했다.

거실로 나오니 큰넘은 컴 앞에 작은넘은 쇼파에 늘어져 있다.

'아드을~ 발 좀..' 하면서 작은넘 옆에 앉아 티비 체널을 돌렸다.

주말 드라마로.

'엄마~ 야구 봐야는디..'

'이기고 있어. 4대 0이여. '

'야구는 모르는거야 엄마. '

'괜찮아. 이겨. 대만이잖어.'

'아니랑게 대만이 우승 후보라니까. 추신수가 홈런 두개나 쳤어.'

'안되야. 드라마 봐야 혀.'

종종 드라마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좋아 보게 된 드라마다.

컴에 빠져 있는줄 알았더니

'엄마 노래 잘하네. 저 아줌마가 진짜루 불렀어?'

'어. 노래 잘하지. 노래도 좋아.'

'긍게. 엄마 블로그 노래랑 똑같네~' 하며 참견을 한다.

야구 보다가 돌아가버린 채널 때문인지 지난주에 새로 바꾼 폰속에 빨려들어가 있는

막둥이를 불렀다.

'아드으을~'

'왜?' 여전히 눈은 폰에 가 있고 엄지 손가락은 바쁘다.

'폰 잠깐 내려 놓고 엄마 좀 봐봐.'

'잠깐만~ 왜?' 하며 바라본다.

'폰 그거 잠깐 그만 하면 안되냐?'

'아니 괜찮아. 왜그러는데.'

'엄마가 지금 너무 춥거든..아들이 커피한잔만 타다 주면 좋겠는데..'

했더니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간다.

'아들~ 물 많이~ 컵에 찰랑찰랑하게. 너 들고 올수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이 가져와~'

'알았어.' 하더니 정말로 찰랑거리게끔 가져왔다.

'이렇게 먹으면 맛 없지 않어?'

'괜찮아. 추워서 마시는거니까.'

다시 아들넘은 폰속으로 빠져들고..

난 드라마에 빠져들고..

'아들이 타준 커피 마시니까 몸이 따듯해졌어.'

'그래!'

'어..추울때 따듯한거 먹으면 몸이 속에서부터 따듯해지거든 맛나다~'

'그래도 너무 많이 마시지 마~'

한다.

ㅎ..

내 아들

은근 엄마 걱정 많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