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다더니..
비온다던 밤 하늘엔 하얀구름이 꽃처럼 피었다.
그래. 12월 하고도 둘쨋날 눈도 아니고 비가 내리는거 보다야
구름꽃이 별과함께 하늘을 장식하는게
훨씬 더 따듯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홈쇼핑에서 카달로그가 왔다.
대충 뒤적여보고 재활용 쓰레기로 분류하든지
아님 비닐 포장만 뜯어 모아놓은 신문지 박스에 던저지던지 하는데
모임갔다가 여덟시 조금 넘어 들어온 남편이랑
나란히 누워 뒤젹여 봤다.
티비 장식장을 보며.. '이런거 괜찮다. 그치.'
'어. 이뿌네. 상판은 대리석이여서 청소하기도 쉽겠어.'
'이런거 살걸 그랬나..'
'가격이 만만치 않잖어.'
'우리가 그때 얼마주고 샀지 조금만 더 보태면 살수 있었겠구만..'
'그려. 근디..지금은 필요 없잖여. 또 사서 머리에 이고 살게?'
'그려 맞어. 필요도 없는거 왜 보고 있지.'
남편이 검지손가락에 침을 찍더니 책장을 넘기기 시작한다.
'우와 여기는 침대가 싸네.'
'긍게. 싸다. 니가 하나 사라.'
'내가 돈이 어딨어. 마눌 위해서 당신이 사줘야지이.'
'나..적자 인생이여..'하고..
뭐 하나 살것도 아니면서
우리는 그렇게 아무대도 쓸모 없는 책장을 뒤적이며
가만히 누워 옷부터 신발, 냉장고까지 아이쇼핑을 즐겼다.
홈쇼핑 별루다.
작년엔게... 패딩이 무서운 속도로 유행의 흐름을 타고 있을때
저렴한게 나와서.. 그것도 메이커라고 해서 하나씩 사줬는데..
작년엔 몰랐는데 올해는 그넘의 오리털인지 거위털인지...
안감을 뚫고 나와서 니트며 교복이며 붙어싸서 귀찮아 죽을 지경이다.
아들넘 교복은 거의 검정색에 가까운 곤색인데
그넘의 털들이희뜩희뜩 많이도 붙어 하루어 한번은 꼭 뜯어내야 한다.
홈쇼핑에서 내가 다시 옷사나 봐라~
툴툴거린지 두시간도 안됬는데 그 책자를 다시 뒤적이고 있다니...
이런 시간낭비가 또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