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일찌감치 컴앞에 앉았다..
청소도 안하고 씻지도 않고..
건조대에 빨래도 그대로고..
그보다 더 중요한게 내겐
뭐라도 하나 토닥거려 블로그 한장 채워놓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까닭이다.
집에 들어오니 어둠이 벌써 짙게 깔려있다.
일이 늦게 끝나기도 했고, 해가 그만큼 짧아지기도 한 탓이겠지
압력솥에 밥 안혀 가스불에 마악 올려 놓는데
잠깐 나갔다 올께. 금방 올꺼야..하고 우리집 남자가 나갔다.
치지지직 압력밥솥 추가 돌아가기 시작하고...
찌개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상차려 덮어놓고 기다리는데 함흥차사..
왔다갔다 벌써 열두번은 더 했겠구만.....
피곤한줄 알텐데...싶어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림은 사람이나 첫눈이나 어렵다.
40여분이 지났다.
전화하니 마악 대문 들어서고 있는 중이라고..
밥 담아 식탁위에 올려놓고...
찌개 올려 놓으니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저렇게 밥을 먹고....
하나 둘 밥그릇을 비우고 자리를 떠난 가족들..
그리고 남은건 나..그리고.....밥먹고 난 뒷자리...
아.............................귀찮다.
무릎 모아 얼굴 파묻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러다 일어나 반찬그릇 정리하고..
또다시 얼굴 파묻고 멍청하니 앉아 지저분하게 널부러져 있는
것들을 노려봤다.
니들이 알아서 움직여주면 안되겠니? 하듯..
그러나 그넘들이 나를 무서워라 하질 않는다.
우리집 남자 불러 한번만 설거지 해주면 안될까? 하고 부탁하면
혹시 그래. 할지도 모르지만 말았다.
나만큼이나 바쁜 하루를 보냈으니까..
앞치마 두르고...
고무장갑 끼고...
수세미에 퐁퐁이 묻혀 그릇에 비누칠을 하기 시작하니
하기 싫은 마음과는 상관없이
몸이 알아 설거지를 끝내주었다.
끝내고 나니 개운하네...
가끔은...
먹는것도, 치우는것도
귀찮을때 있다...
그래도 다행인건 가족이 있어 귀찮아도
게을러도 끼니 걸으는 일은 거의 없다는 거
아마..
혼자 살았다면 게으름에 발목잡혀
먹는날보다 굶는날이 더 많았을께다...
어쨋건..
찜질방에 가서 온몸이 엿가락 늘어지듯 늘어지게
풀고 왔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없당..
막둥이넘
둥짝에 올려 좀 밟아 보라 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