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오늘 하루..

그냥. . 2010. 12. 25. 20:30


 

 

하루종일 뽀루퉁 퉁퉁 부어 있었다.

점심때 칼질 시켜주겠다던

오후엔 카메라 들고 나가보자던 남자는 아침 일찍 나가서는

연락도 없고,

햇살은 방글방글 웃으며 하루종일 온세상에 하나님의 은총을

선물하고 다니는 꼬라지가 괜히 심통이 났었다.

친구 만나러 버스타러 나갔던 큰넘은

버스 기다리다 지쳐 집으로 되돌아 오고..

우리집 남자가 끌고나간 내 차에 대한 아쉬움과

날아간 레스토랑에 대한 기대가 더해져 입은 열자나 나오고....

오전내내 잠만 자고 일어난 막둥이랑

버스 기다리다 지쳐 돌아온 큰넘이랑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주방 벽장을 정리하게 시작했다.

꿀꿀할때는

가만 있는거 보담은

뭔가 하는게 그래도 낫다.

ㅎ...

정리하고...

커피한잔 만들어 방에 마악 들어가니

우리집 남자가 들어온다....

'마누라 삐짐~ 칼질은 어디 갔어?'

'아. 미안.. 일이 좀 늦게 끝나서 그냥 헤어지기 뭐하드라고.

말일날 먹자~'

'뭐..그건 그럴수 있어. 사진 찍으러 가자며..'

'밖에 나가봐 엄청 추워.'

'추워도 나는 괜찮은데..'

'니가 몰라서 그래. 손이 얼마나 시린데..'

'난 나 좋아하는 일은 추워도 상관 없어. 몇년전 생각 안나?

겨울에 바닷가 갔을때 남들은 춥다고 다아 이불속에 있는데

나만 새벽에 카메라 들고 나갔었잖어.'

'그래..그래도 오늘은 정말 추워~' 하면서 귀찮음을

표현한다.

하긴....

황량한 겨울..

눈도 없는 겨울..

어디 마땅히 가고 싶은곳도 떠오르지 않는다.

바다러 향하기엔 너무 시간도 늦었고...

카메라에 관련된 책 들여다 보다가

스르르르..

잠이 들었다.

카메라 들고...

여기저기 신이나서 돌아다니는 꿈..

ㅎ...

엄청...

돌아다니고 싶긴 한가부다....

아쉬움에 꿈을 털고 일어나

주방으로 나왔는데

어느틈에 소복소복 눈이 내리고 있다.

제법 쌓였다..

눈 온다.

눈이 오는거다.

ㅎ...

급 활짝..

눈꽃처럼

얼굴이 폈다.

눈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