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
우리집 남자는 술이 좀 과하면 거실서 자겠다고 우긴다.
추워추워 노래를 부르고 사는 마눌 때문에 방이 너무 답답하고
덥다는 이유에서란다.
거의 대부분 내가 이기지만..
좀 많이 과하게 마신날은 이길수가 없다.
아니..이기려 하지 않는다.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며칠전....
1차로다가 막걸리를 마시고~ 2차로다가 모임에 나가신...
2차로 모임에 갔으니 술이 술을 마신 모양새가 되었던게지...
'나아..거실서 쬐끔만 자고 들어가께에에....' 하면서 소파에 길게 누어 버렸다.
내가 뭐랄 새도 없이.
뭐. 좀 불편하고 쫌 싸늘하긴 하지만 하루쯤 쇼파에서 잔다고 달라질건 없다.
단지...쇼파 바로 옆에는 큰아이 방이 있고...
코로 부르는 노래는 아이돌 가수가 부르는 댄스음악처럼
밤이 새도록 거실을 채우고 아이방까지 넘보머
같이 놀자 하니 문제지...
난 아무 상관 없는데 아이들은 좋아라 하지 않는다.
아니 잠들기가 쉽지 않다고 불편해 한다는게 문제지..
얇은 이불하나 가져다 덮어주고......잠이 들기를 기다렸다.
트로트 풍의 콧노래가 흥에 겨워 이방 저방 넘나들며 즐거울즈음..
거실 바닥에 요 하나 깔고..불편해 보이는 남편을 요 위로 어떻게 내려가게 할까..
머리를 굴리다가 다리를 슬쩍 들어 내리려 하니 아주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요위로 내려와 눕는거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남편이 깔고 누워 있는 요를 끌어봤다. ㅎ..
안움직인다... 그래도 쇼파보다는 편한지 콧노래가 발라드 풍으로 부드러워졌다.
왜 불편한 쇼파에서 자겠다고 우기는지 모르겠지만...
방안에서 자면 본인 편하고....
큰넘 잠 못잘일 없어 좋고~
옆에 있으니 코고는거 신경 안써도 좋으니 나 편하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넘들 불렀다.
양쪽 요 끝을 잡아끌어 방으로 이동하는데 성공!!!
아들넘들은 뭐가 재밌는지 큭큭 거리고~
나 또한~ ㅋㅋㅋ
ㅎ..
우리집 남자는 몇번 몸을 뒤쳑였지만 불편하지 않은지
그대로 잘 잤다.
이거..
이 글..
울집 남자가 보면..ㅎㅎ 창피하게 뭐 이런 글까지 쓰냐고
야단할까?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만.ㅋ..
난 지금도 그때 생각하며 웃는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