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우리집 남자가..
며칠 전부터 우리집 남자가 종종 내게 물었다.
'월요일날 뭐할래?'
'월욜날 어디 갈까?'
'월요일날 뭐 먹고 싶어? 하고...
'뭐하긴~ 그동안 놀았으니까 슬슬 일 시작해야지~'
하고 대충 흘려 들었는데
엇그제 다시 우리집 남자가 물었다.
'월요일날 어디 갈까? 수목원 갈까?'
'수목원? 좋지. 이뿐 꽃 많이 피었을꺼야~'
'근데 너 월요일날이 뭔날이줄 아나?'
'어? 어................알지...' 대충 얼버무렸다.
'너 내가 묻기 전에는 몰랐지?'
'어. 흐흐흐..사실 몰랐어.'
'어쩜 여자가 결혼 기념일 하나 딱딱 못챙기고 그러냐~'
'어. 미안~ 친구들 만나러 갈 생각에 내가 너무 들떠 있었나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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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그....기대하고 고대하고 기다리게 만든 월요일~
난...
아침 일찍부터 오롯이 혼자 있었다.....
병원 간다더니.......
소식이 없는 남자에게 전화 걸어볼까..하다가 말았다.
열두시 십분전에 전화 왔다. 그래도 양심에 찔렸나부지~
'준비해~ 점심 먹으러 가게.'
그리곤 열두시 반쯤 들어와서.....
'뭐 먹을까? 콩나물 국밥만 빼고~' 하는데
생각나는게 하나도 없다.
'뭐 먹을까~ 는 별루고, 오늘 어디 간다더니?'
'오늘 너무 추워. 바람도 많이 불고~ 날 따시면 가자아.'
'겨울엔 추워서 어떻게 살았는데?'
'겨울은 겨울이고~ 난 괜찮은데 니가 추위 많이 타잖어.'
정말 오늘 날이 춥긴 추웠다.
멀지 않은곳에 가서 매콤하고 시원한 볼테기? 해장국 먹고...
집으로 바로 들어 오드라고~
그러더니 왠걸~ 나 내려놓고 나가서.....감감 무소식이다가
저녁시간 다아 되서 들어왔다가..
술먹자~ 부르는 전화 받고 꽁지에 불 붙은 사람처럼 내 눈치만 살피고
들썩이길래 다녀 오라고 내보냈다...
나.......................
원래..........................
기념일 뭐 그런거..........................
챙겨주길 바라는 그런사람 아닌데...................
이번엔 자기가 들쑤셔 놓고는....................................
나몰라라 내팽계치고 돌아다니네.......................................
우리집 남자는 확실히
나보다...
술..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이 더 좋은게 맞는가 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