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한숨도 나고..아무렇지 않기도 하고..

그냥. . 2011. 4. 25. 19:44

산다는 건..

하루 하루 아무 일 없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기적에 가까운 일인 줄 잃어버리고

당연한 일이겠거니....하고 산다.

사실

산다는 건..

1초 앞의 일도 예측할수 없는 어마어마한 긴장의 연속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무 일 없음이

가끔은 지루하고, 가끔은 또 심심하다고 툴툴 거리며 산다.

그 신의 축복이 바지직 하고 금이 가는 순간이

눈앞에 벌어지기 전까지는

아무 일 없음을 종종 툴툴 거린다.

 

마무리 하고 점심 먹으러 가자~ 남편이 유쾌하게 한마디 던졌다..

'알았어' 나 또한 유쾌하게 대답하고 정리하고 있는데.

'아 ! 손 다쳤나봐~' 한다. 아무 일 아니라는듯 너무도 평범하게

'왜? 얼마나' 하고 벌떡 일어나 다가가 보니....

흐미.....

병원 가야겠다..싶어

남편에서 수건 건내 지혈하라 하고..

내가 남편 차 운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집에까지 냅다 뛰었다.

약상자속에 붕대 챙겨들고....병원으로..

그 좁은 시골길을 80이 넘는 속도로 달려가니

우리집 남자 천천히 가라고 괜찮다고....야단이다.

다행히 점심시간 전이여서...

왼손 검지 손가락....

힘줄이 삼분의 이 정도 상했다고...

힘줄 꿰매고....손가락 상처 열일곱 바늘 꿰매고...

움직이면 큰일난다고...팔꿈치까지 반깁스 했다......

사시나무처럼 떨리던 마음도 진정이 되고..

그만하기 다행이라는 생각..

그만하기 다행이라고 서로를 위로하고...

병원비 계산하며 원무과에서 병원비가 좀 많이 나왔죠~ 하며 병원비에 대한

보조적은 설명을 해주시는데

'뭐 별루 안나왔네요~' 하며 남편은 너스레를 떠는 여유까지...

적어도 3주는 꼼짝없이 깁스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휴우....

'운수 나쁜 날이였어. 그치..

앞으로 좀 더 조심해.

당신 허리 아직 그런데 하루종일 일하는 거 맘에 걸렸었는데

쉬는김에 푸욱 쉬라고 생긴 일인가봐~ '하니

우리집 남자 내 걱정이 늘어진다.

어쩌겠어.

이 아프면 병원 가서 치료하면서 죽이나 미음으로 먹는걸 조심하면 되듯이

울 신랑 아프면 또 내가 대신할수 있는 만큼 감당하고 살면 되는게지....

 

어떻게든 되겠지.

그만하기 다행이라는 생각에

시간 흐르고 날짜 지나면 괜찮아질수 있다는 생각에

별 걱정 안됬는데

한나절을 멍한 정신상태로 보내놓고 나니 이제 쫌 현실감으로 다가오네...

 

인생도 가끔은 비겁할때가 있다.

허리 수술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렇게 연타로 날리지 않아도 되는데..

정신 차릴 만 하니 또 한방 멋지게 날려주시는 비겁함..ㅎㅎㅎ

그치만..

괜찮다.

왜냐하면~

우리집 남자는..

나는.....

이만하기 다행이라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위로할수 있는 사람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