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네시 몇분인가...

그냥. . 2011. 6. 25. 10:35

네시 몇분인가..

죽일넘의 습관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빗소리를 느끼며 오늘은 놀토...더 자도 된다는 특권의 날..

우리집 남자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어디가....몇시야?'

'아직 다섯시 안됬어. 화장실 가고..더 자.'

'막둥이 좀 깨워 줘'

'왜? '

'깨워달래. 새벽에 공부 할 거 있다고..'

....................

...................

'몇시야?' 웅얼 거리는 티비소리를 느끼며 남편에게 물었다.

'여섯시 십분'

'어.............. 막둥이 깨웠어?'

'깨우긴 했는데 또 자는 거 같아서 걍 뒀어. 밥 먹어야지 않겠냐?'

어머니 아침 드셔야 할 시간이 넘었다는 내놓지 않은 말이 포함 되어 있다.

'그새.................... 5분만 더 자고...'

아........오늘 같은날은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늦잠 좀 잤으면 좋겠다..

싶으면서 그넘의 밥 챙기러 나왔는데 어머니 방문은 활짝 열려져 있고

주룩 주룩 빗속에 어디를 가셨는지 안계신다.

다시 되돌아 방으로 들어가며..

'어머니 안계시네...이따가 먹어도 되지?'

'어.....'

그러고 또 얼마나 뒤척였을까...이리 뒤척 저리 뒤척.....

어쩔 수 없이 아이들 때문에 일어나야 할 시간...

마악 아침이 다 차려지는데 어머니 들어 오시고...

큰넘 작은넘 깨워 아침 먹으라 했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이불속으로...

..........

'밥 안 먹냐?'

'이따가.........'

'같이 밥을 먹어야지....일만 없으면 아침은 굶는구만..'

'이따가 먹을꺼야..'

'애들 씻지?'

'어'

'애들 씻고나면 설거지 하고 자야지..'

수압이 약해서 설거지를 같이 하게 되면 물이 시원스럽게 쏟아지지 않기

때문에 바쁘지 않으면 애들 씻을때 다른 물일은 잠깜 멈춤인 것이다.

'밥 먹고 자.'

'이따가 먹는다니까..'

'먹고 자야 내가 걱정을 안하지'

벌떡 일어나 몇술 밥을 입안에 밀어 넣고..

다시 이불속으로...

우리집 남자는 어머니 병원 모셔다 드리러 나가고...

한넘 씻고 또 한넘 씼고.........

일곱시가 너머서니 대문밖 공사중인 집에서 기계음이

미친듯이 들려온다.........

'아..................시끄러... 오늘은 좀 안하면 안되겠지..'

어떻게든 잠의 끝자락을 잡고 싶어서 메달리는데..

'엄마~ 이거 꿰매줘야 하는데' 하면서 가방을 들고 온다.

손잡이가 떨어졌다...몇번이나 꿰멨었는데

아들의 어깨를 짙누르는 무게로 손잡이 부분을 짙눌러서 그런지

자주 튿어진다..

'아~ 이눔아..엄마 좀 쉬면 안되겠냐?'

'오늘은 그냥 가져갈까? '

'아녀 아녀..이거 놔두고 전에 쓰던 가방 하루만 가져가라.

튿어진 김에 빨아서 수선집에 맞기자..'

...........

....................

빗소리, 사이로 새들 소리가 들리고....

웅성웅성..

우리집 남자가 켜 놓고 나간 티비가 울어댄다.....

우리집 남자 또다시 아이들의 운전기사를 자청하고..

나는..

침대에 엎어져 누워

베개에 얼굴을 쳐 박고 눈을 감았다.

아~~~~~~ 허리 아퍼... 끙긍 거리면서도...

비오는 토요일 아침의 여유를 온몸으로 누리고 싶다는 듯 ...

비몽 사몽 찾아 들어간 꿈자리에서는

요상야릇한 꿈속을 헤매게 만들었는데..

'계세요?"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꿈자락 끝으머리를 잡고 흔들어 대고..

벌떡 일어나

안경 찾아 끼고..

거울 한번 슬쩍 보고...

반갑잖은 꿈속에서 꺼내 줘서 고마운 낯선 사람을 만나러 마당으로 나갔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