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다.
속이 좀 쓰리다..
점심겸 저녁으로 급한대로 라면을 먹은 탓이리라...
그렇다고 이시간에 밥 먹기는 싫코...
캔맥주 하나와 육포 몇조각 잘라 컴앞에 앉으니..
'엄마 왜 요즘 술을 자주 먹어?' 큰넘이 잔소리를 한다..
'뭔 자주~ 언제 마셨냐?'
'지난주 토요일...'
일, 월, 화...헤아리고 보니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아들넘한테 '엄마 오늘 무자게 피곤하거든' 하고 변명을 하고..
'엄마 ! 오늘 혼자 일 했어?'
하며 걱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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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다...
분명 번뜩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글들이 있었는데
사라져 버렸다..
잠시..잠깐...
큰넘이 인강 다운 받는다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사이......
안개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내 기억력이라니....
도대체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걸까.
그 잠깐
몇분사이........
어디로 사라진건지.......
어.디.로.사.라.진.건.지.........
머릿속이 하얗다.....
다만...
맥주 캔은 비었고,
안주로 가져다 놓은 육포도.....아들넘이 먹고 내가 먹고..
다 떨어지고..
남은건...
알딸딸...
피곤함 자락에 스며든 맥주 한잔이.
습자지에 물 스며든 물처럼
나를 지배하고 싶단다.
그래.
뭐.
지배 당해주지...
알딸딸~~~~
기분 좋게 캔맥주 한잔에 몽롱~해졌으니
씻고~
일찍 자야겠다.
나의 바쁜 내일을 위해서리~~~~~~~~~~~~~
흐흐흐흐....
캔 하나에도
이렇게 알딸딸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