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감이 익어간다.
그냥. .
2011. 10. 4. 13:45
오늘부터 두넘 시험이다
한넘은 학교에서 야자까지 하고
한넘은 독서실 같으니 시험을 보나 안보나
귀가시간은 하나같이 똑같다.
잘 봤을까?
아니..아는 문제 실수로 틀렸다는 말만 안들어도 좋겠다는 생각
잠시 해 봤다.
감이 익어간다.
파아란 가을 하늘에 너무 잘 어울리는 주황색으로 익어가고 있다.
마치..가을 하늘에 몸 담그고 있는 듯 그렇게
감 색깔과 가을 하늘은 하나의 그림이 되어 나를 즐겁게 한다.
'엄마! 올해는 감 풍년이야?'
'왜에?'
'아니 작년에랑은 감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올해는 제법 많네.'
'그치~ 많지~ 엄마가 봐도 신통 방통이다. 날마다 가을바람에 낙엽 날리듯 떨어지더니
올해는 그래도 신경 좀 썼다고 제법 많이 익어가지~'
그렇다.
감 구경하기 힘들어서 저넘의 감나무를 베어 버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몇번의 이야기가 오고 갔었다.
가꾸지도 신경 쓰지도 않으면서 감만 많이 내 놓으라고
안그럼 너 죽을 줄 알라고 협박을 한거나 뭐가 다르겠는가.
약 한번 해주고, 걸음 좀 주었다고 주렁주렁 옆집 감나무만큼은 아니여도
제법 많은 감들을 정성을 다해 익혀가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사람이 제 할도리는 다하지 않으면서
자연에게 뭐라 하는 무모하면서 미련한 짓.
더는 하지 말아야지 싶다.
파아란 가을하늘 품에서 감이 익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