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짓을 한거여~
어머니 저녁 챙겨 드리고......
큰넘 교복 바지 엉덩이 있는 부분이 달아서 구멍이 난
옷을 가지고 앉았다.
어찌 손바느질로 할수 있을까..했지만..
올이 자꾸 풀리는 거다.
안되겠다 싶어서 세탁소에서 수선해 주듯이 속에 안감을 대고
재봉틀로 몇번 왔다리 갔다리 하면 되겠지...하고
안에 댈 옷감을 찾는데 보이지 않는다.
물론 깊숙히 들어 있는거 꺼내면 되긴 하지만 귀찮은거다.
그래서...
귀찮은 마음에 장롱안에..
작년에 자율방범대 체육대회 한다고, 아무 상관도 없는 여자들 옷까지
맞춰 줬었는데 그 바지가 물론, 사이즈 주문대로 만들어 왔다고는 하지만
내겐 합바지 같아서 도저히 입을 수 없는지라...
그 바리 밑단을 잘라 대기로 하고 꺼냈다.
근데 옷감이 너무 좋은거야.
원래 이렇게 좋았나.....그치만 입을 수가 없는걸..
하고는 바지 밑단 안쪽을 적당히 오려 큰넘 교복바지 터진 부분에 대고
드르륵 드르르르륵....재봉틀로 몇번 왔다리 갔다리 하니
뭐 세탁소나 나나~ 싶어 뿌듯했다.
그 뿌듯함도 잠시...
침대위에 올려 놓았던 내~ 합바지 같은 자율방범대 바지를 정리해서 다시 넣으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옷감도 너무 좋고, 메이커가 우리집 남자 잘 가는 옷집이라는 거....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아니나 다를까..
우리집 남자 양복바지다.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흐미....이를 어째.
새 바지를 잘라 헌 교복바지 엉덩이 안감으로 썼다니 이게 뭔일이여.
어째 그렇게 착각할 수 있단 말인가.
34 우리집 남자 사이즈랑,
그 한참이나 작은 김여사 사이즈랑 어찌 어떻게.햇갈릴수 있단 말인가.
말이 안되는 거다.
어찌 이런 일이.....
우리집 남자 알면 한소리 크게 할텐데...
한소리 듣고 안듣고가 문제가 아닌것이다. 삼천원 아낄려다가 도대체 얼마짜리를
해 먹은건지...
한참이나 멍하니 앉아 있다가..
그래도 다행인건 밑단 안감이라는 거...
밑단 접힌 부분에 바짝 대고 자르지 않았다는 거.....
내일 교육 받으러 가야 해서 오늘 일찍 들어온다고 했는데...싶어
창밖 차소리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바지 밑단 뒷축에 닳지 말라고 덧대어 놓은 옷감을 뜯었다..
오려낸 부분에 대고 바느질을 했다.
그리고 다림질로 꾹 꾸우우욱...
또다시..한쪽 밑단에 덧대어져 있는 부분을 뜯어 그 위를
감쪽같이 덮어 재봉틀로 밖았다..
나름 만족할 만한 수선? 속임수? 암튼....
다만 달라진게 있다면 바짓단 뒤축에 닳지 말라고 덧대여져 있던
옷감이 한쪽은사라지고,
한쪽은 앞쪽으로 옮겨 왔다는 차이만 있을 뿐..
우리집 남자 그런쪽에 예민하지 않아서
잘 알아채지 못할것이다. 그러길 바라는거지...
일부러 들여다 보고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 한 티 안나게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 짓고나니 우리집 남자가 들어온다.
휴우............
뭔짓을 한건지....
아무리 하루종일 감기를 어깨에 짊어지고 다녔다고 해도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