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혹시 아시나요

그냥. . 2011. 12. 16. 19:00

 

찬밥의 환골탈태 깜밥이라는 저넘을~

흐흐흐...

제게 무슨 깜밥이야~ 누릉지구만~

하시겠지만..

누릉지는 서울아들이 쓰는 말이고~

우리 촌것들은 저것을 깜밥이라 불렀당게요..

엄마가 가마솥에 밥을 박박 긁어 퍼내고  남은

저것을

커다란 쇠주걱으로 팍팍 긁어서 주는 날이면

세상에 저보다 더 맛난 간식은 없었당게요.

어찌나 꼬소하고 맛나던지...

밥이 쪼깨 모자라는 날엔

물 부어서 바글바글 끓여 내면~

호~~호 불어가며 먹던 누릉지~

아니~. 누릉지 말고 누른밥이라고 했당게요..

우리 엄마랑~ 우리는..

누른밥은 밥보다 더 고소하고 맛나서

서로 한숟가락이라도 더 먹으려고

땡깡 부리던 기억이 나는구만요.

 

제가~

요즘..

저~

깜밥 만드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당게요..

우리 두렁이 있을적에는...

어느정도 찬밥이야 일부러라도 남겼었는데

그넘의 밥이 뭣이간디...식구가 늘거나 줄거나 하는것도 아니고만

그넘의 밥 양 하나 딱딱 못 맞춰서는 날이면 날마다 남아 도는게 찬밥이고 봉께~

깜밥 만들어 내는 일이 저녁밥 하는 일 만큼이나

일상이 되어 버렸당게요.

바짝 눌리면~

누릉지용으로 바삭바삭 부셔서 냉동실 행~

적당히 누르면 저녁 간식용으로다가 추억속의 그날이나 지금이나

그만이랑게요.

웃기는건~

저것이 저래뵈도 커다란 밥공기로 하나는 되는디~

밥 한공기 먹기는 영~ 버거운디

깜밥 저넘은 밥한공기 먹고 나서도 야곰야곰

뱃속으로 잘도 들어가다는 얘기랑게요~

울 아들넘도 무척이나 좋아하는디...

하도 많이 만들어대싸서리~

냉동실에 커다란 지퍼팩으로 바삭바삭 부셔 넣은게 네봉지나 된다는 사실~

내일부터는 밥 어중간하면 날이면 날마다

누릉지나 끓여 먹어야 할까 벼요.

눈이 포실 포실 이뿌게도 내려쌌는 아침,

누른밥 맛나불것지요~

 

별들이 춥다고 서로 어깨 부비며 껴앉고 위로하는 저녁이면~

누릉지 드시러 우리집 안 오실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