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연말이라고...
수경재바로 직접 지으신거라고 한박스씩 주셨는데
농장에서 바로 가져오신거라 그런지 어찌나 싱싱하고 맛나던지..
골목길을 마악 돌아 들어오는데 큰넘이 전화를 했다.
'엄마~ 안 와?'
'어..다 왔어. 지금 동네 골목 꺾었어.'
'어..지금 연애대상 하는데 김범수가 '님과 함께'하는데 대박이여~'
'그려? 얼른 가서 봐야겠다..'
연애대상?
그거 연말에 하는거 아닌가.....
아차..그렇지 그새 그런거 할때 됬구나..
맞아. 지금도 망년회라고 아듀~ 11년 하고 왔잖어..
근데 왜 연말기분이 하느도 들지 않는 것일까.
아쉽다는 생각도 별루 없고,
또 나이 한살 먹는구나........싶은 생각인 느낌도 없고...
살아온 지난 1년을 뒤돌아 ㅂ는 시간도 아직까지는 없었는..
이제..
세월가고, 해가 바뀌는것 마저도
내게는 별 감흥 업이 받아들여지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건가...
가만 생각해 보면..
아니 생각이고 뭣이고 할것도 없이
김여사는 참 재미 없는 사람이다....
술도 잘 못마셔.....
잘 놀 줄도 몰라..
노래도 못해..
그렇다고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여~
참 재미 없는 사람이다..싶다.
재미없는 사람의 재미없는 마흔셋이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
그 사실을 모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술 잘 마시는 사람이 되고 싶거나..
말 잘 하는 사람이 부럽거나..
잘 노는 사람이 부럽거나...그렇지는 않다.
다만..
노래 잘 하는 사람은 쫌 부럽긴 하다.
재미 없이 사는 사람이나
즐기며 사는 사람이나 일년 열두달 삼백육십 오일은 똑같은 거..
그래도 가끔은 나라는 사람의 인생도 참 심심타. 안됬다......싶다.
ㅎ...
엇저녁...
열한시 너머 열두시로 달려가고 달려가고 있는 시각...
이불을 살짝 들어 올리며
우리집 남자 옆에 누으려고 엉덩이부터 이불속으로 밀어 넣었다.
수면양말 착실히 챙겨 신은 발을 올리고 조심스럽게 누으며....이불을 끓어 당기니..
잠들어 있던 우리집 남자 본능적으로
몸을 쭈욱 뒤로 뺀다고 빼더니..
흠찟 놀라며 몸을 바로 누이면서 하는 말..
'아아이........떨어질뻔 했잖어. 이불도 다아 뺏어 가고...'
'ㅎㅎㅎ 내가 언제 이불을 뺏어 가아~그러게 마누라가 그렇게 무서워?
잠자다가도 도망 갈 만치?''
'아니이이..도망은 무슨....내가 데워놓은 따듯한 자리에서 자라고 그랬지이.'
'에이 에~에.... 감사 합니다. 근디 너무 많이 도망가지 마~ 낭떠러지여' '
했더니 베시시 웃으며 언제 그랬냐는듯 잠속으로 빠져 들더라는...
흐으...
얼음여사 김여사를 본능적으로 경계하는 것이다..
20년 가까운 시간으 한이불 덮고 살아온 우리집 남자가 말이다...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다.
자알~ 자다가 문득 스치는 얼음여사 김여사의 느낌이 어떨지
얼마나 깜짝이야 할지..알만 하기는 하다.
그치만 그렇게 무서운가?
꿈결에서 마져도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을만치? ㅋ
그래도 가끔 아양? 떨면..
내 차가운 손 발 녹혀주는 사람은 우리집 남자 밖에 없다....
문득 드는 쓸데 없는 걱정..
그렇지만 언젠가는 꼭 그런 애로사항 생길거 같은......
나중에..
아주 아주 나중에..
나 아퍼서 내 몸마져 내맘대로 되지 않을때..
'이사람 추위 많이 타는 사람이여..하며 이불 덮어 주면서
발가락이 이불 밖으로 삐져 나와 있는 거 아무도 몰라줄까봐..
발가락 시려서...
온 신경이 거기에 다 가 있는데 내 맘대로 내 발가락하나 어쩌지 못하는
상황 생기면 어쩌나...싶은..
미리 말이라도 해 둬야 하나..싶다.
나..어느날 문득 그런 날 생기면 꼬옥 양말 신겨서 이불은 발끝까지 확실히
덮어 달라고..
흐흐흐..
별 생각을 다 하는 김여사의 2011년 12월 29일 밤이 다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