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태풍 올라가는 소리에 뒤척이다가
폰 열어 들여다 본 시각이 세시 사십칠분
다행스럽게도 짓꿎은 태풍의 장난에 나자빠진 건
감나무 삭정가지 몇개 뿐
바람 잠잠해지고 하늘빛이 밝아 보이기에
화분들 모두 계단 난간으로 옮기고 돌아서는데
이슬비가 부슬부슬.....
또다시 들여야하나....
뭐 저정도 쯤이야....
하늘 표정 살피고 있다
장마철도 이글거리는 여름도 여린 화분 식물에게는
겨울만큼이나 시련의 계절 같다
다만 호시절 만난듯 싱그러운건 캔들플랜트나 장미허브 덴드롱....
그리고 빗방울만큼 많은 꽃망울을 품고있는 야래향 뿐인가보다
하긴 야래향은 요즘이 철이지
감자와 홍시가 집안에서 몸싸움 중이시다
현상수배범 같다는 감자가 맨날 법없이도 살것같은 홍시에게 밀린다
흐흐 웃겨
그러게 생긴거만 봐서는 모르는 거여
그나저나
엇비슷하기는 했지만 앞집 강쥐보다 컷었는데
오늘보니 폭풍 성장한 앞집 강쥐
밥을 못 얻어 먹었는지 애정을 못 얻어 먹었는지
멈춤 한듯한 우리집 감자와 홍시
시골 오일장에서 만난
인심 좋아 보이시던 아줌마의 진돗개여
울집 저어기 무슨무슨 교회 앞인게 와서 확인해 보랑게
하시더니....
진돌이는 생각도 안했지만 저것들이 집이나 제대로 지킬까 싶어
사랑해 주고 귀엽기는 그만이지만 말이다
남편 선배 말씀이 삽살이 물 몆방울 묻은 발바리라고
발바리건 떵개건 삽잘이건 저넘들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앞집 멍쥐 크는거 본 확실히 많이크진 않겠다
싶다
현상수배범 인상의 감자가 홍시에게 밀리는게 자존심 상했는지
홍시 꽁지를 물어 잡어 댕기니 홍시가 버럿
멍멍 거린다
비겁한 감자
그래도 두넘 노는거 보면 완전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