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12. 12. 14. 08:18

엇저녁 모임 나갔던 우리집 남자가 불쑥 들어왔다

습관적으루 올려다 본 시간이 여덟시 삼십오분

'어! 일찍 왔네'

'나가 일찍 들어 오라며 다들 노래방 가는데 도망왔지'

'왠일로 이렇게 말을 그렇게 잘 들어 어쨌건 말을 잘 들으니 이뿌네 ㅎㅎㅎ'

그러고 한참 모임 나갔다 온 이야기노 나누고 ㅊ

이은미씨 찬조연설하는 것도 보고

어쩌다 바라 본 시간이 여덟시 삼십오분.....

'어! 시계가 이상해

당신 일찍 온 기념으로 시간 맞춰 서버렸나벼

아닌가 당신이 일찍 들어온게 아닌가벼'

'긍게 시간이 좀 이상하다 했다'

건전지 갈아야지..... 그러고 티브이 보고 씻고

세상 모르게 자고

일어나 아침 먹고 커피 마시고 앉았는데 우리집 남자

'시간이 좀 갔네'하길래 올려다 보니 여덟시 오십분이다

'밤새 십오분 가느라 욕봤네 ㅎㅎㅎ'

그러고 또 한참 다시 올려다보니 아홉시 십분 초침이 시간 맞춰 가는지 어쩌는지는 모르겠지만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네어 제 할일 아고 있는 시계가

대견해 보이면서도 서랍 얻쯤 있을지 모르는 건전지 찾아 바꿔 끼워주는 것보다 활자 찍는 일이 먼저인 나

이제 슬슬 나가봐야겠다

오후엔 시계에게 새로운 힘 새로운 생명력을 넣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