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13. 4. 29. 09:42

 

 

뻥튀기 터지듯 하늘이그렇게 몇번 울더니

이내 비가 내린다.

창가에 다가서지 않아도,

바깥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아도

멍하니 정신줄 놓고 있어도

들려오는 비의 소리..

느껴지는 비의 느낌...

피어나는 비의 감성...

파고드는 아리송한 상념...

화분 위에도 자분자분 비가 내리고

덩굴장미나무 연두빛 잎사귀에도 사푼사푼 비가 내리고...

낙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다운

개나리 꽃 진 자리에도 비가 내린다

게으른 감나무에도 봄을 부르는 비가 내리고...

제 자식을 셋이나 떠나 보내고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발랄하게 한마리 남은 자식을 품고 앉아 있는

홍시 집 지붕 위에도 비가 내리고,

처마가 부실한 복돌이는 집안에 누워서도 눈치없이 침범하는

빗방울들이 귀찮다는 듯 품속에 고개를 묻고 앉아 슬픈 표정이다.

비가 내린다.

무표정 무의미 무감각으로 일관하는 담장 위에도 ......

 

무덤덤히....

창가에 서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무거운데

참새 두어마리 빗속을 날으며 애기 강아지 밥 그릇을

방앗간인 줄 들락 거린다.

참새는..

빗속에서도 빗속이 아닌듯 자유로을 수 있다는 것이....

대견스러워도 보이고

부러워도 보이는 봄비 내리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