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3

5월의 마지막 날~

그냥. . 2013. 5. 31. 20:10

아침에 일을 하고 있는데 큰넘에게서 전화가 왔다.

'먼일 있냐?'

'아니 뭔일 있는 건 아니고...뭐 좀 보내줬음 해서~'

'뭔데? 아침에 전화 해서 깜짝 놀랬다'

'태권도 하기 전에 잠깐...엄마~ 썬크림이랑.......국기점 ..............'

'뭐 뭐라고?'

귀를 쫑끗 새우고 온 몸에 세포들을 휴대폰에 집중시켜 들으려

노력해도 잘 안들린다....

이명이 생긴지 이미 오래된 일...

그때문인지...좀 번잡스러운 곳에서는 수화기 너머의 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

'국기점에서...내 이름표 박은 거  세개....'

'한산아 엄마 잘 못알아 듣겠어. 시간 되면 한빈이 페북에 올려줄래?

엄마 일 하고 있어서 메모지도 없고..'

'알았어. 엄마..'

'아들.....'

'엄마 나 끊어야 혀.'

'알았다.......'

옆에서 누가 뭐라 했는지 어쩐지...목소리가 급하다...

대충..알아 들은 거...그것 마저 안개처럼 햇살속에 살아질까 염려되어

폰메모 해놓고...

점심때 집에 오자마자 검색해 봤더니 그런곳이 있더라고~

이름표 세장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설명했더니 그곳 아저씨 바로 알아듣고

신형 구형 있는데 어떤걸로...하고 묻는데 방법이 있어야지

급해서 아침에 전화 한 것 같아 뭔지 잘 모르니 신형,구형 다 세장씩 박아

빠른 우편으로 보내달라 부탁했다.

썬크림은.. 얼마전에 사다 놓은 거 포장해서 월욜날이나 보내야지..

또 뭐 다른 거 있었는지 어쨋는지..

내일이나 모래 전화 오겠지.....싶다.

이명...이 지금은 친구처럼 익숙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나를 참...말귀도 못 알아듣는 바보로 만들 때 있어서

참 불편하다는 사실..

 

오늘은...치커리 110개를작업했다..

생애 최고로 많은 갯수~ ㅎ..

처음 작업을 할때는 30개 하는 것도 버거웠는디...

어느새 백개를 넘었다.

오늘은 우리집 남자가 동네 일 때문에 두어번 나갔다 왔고,

우체국도 다녀 왔으니...

작물만 좋다는 전제 하에

하루 꼬박 남편이랑 둘이 앉아 하면 백오십개까지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무모한 자신감..

김여사의 능력의 끝은 어디인지..

정말 일 잘하시는 분들은 하루에 몇개쯤 작업을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대단한 숫자라고들~

동네 할머니들이 인정해 주신다.

물론~ 오늘 말고....70개 정도 작업 하던  날들을...

몰론~ 거기에는 찌깐한 것이 제법 잘 하네~~ 라는 신기함?

또는 더 잘 해보라는 응원의 뜻이 담겨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오늘은 110개...

거기서 남편이 열다섯개쯤 작업했으니.....

아침 다섯시 사십여분 나가서 열두시 너머 집에 들어오고...

점심 두시반쯤 나갔다. 오늘은 쪽잠이 들어서 좀 늦었다.

네시반에 끝났다. 그러니...시간적으로는..아홉시간에 끝냈지만..

다른날은 열시간 넘게 해도 어림 없는 숫자다~

김여사....치커리 작업 능력의 한계는 어디인지...

그 끝이 궁금하다. ^^

사실..

남편은 내가 작업하는데 있어서 와이파이 같은 존재다.

가까이 있으면 작업 능률이 최고조로 올라가고~

일이 있어 면사무소에 간다던가..

동네 일 때문에 자리를 오래 비운다거나  하면..

거리가 멀어지고~ 시간이 길어진 만큼..내 능률은 떨어진다~

그거..우리집 남자도 잘 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우리집 남자의 외도?가 많이 줄었다.

오늘까지 일, 월,화,수,목,금~

죽어다 달려왔으니 내일은 쉼~이다.

근데 낼도 할일이 많다. 냉장고 고쳐야지~

열무 뽑아다 열무 담아야지~

쌈무 만들어야지...

그러다 보면 짧은 토요일~ 내 휴일도 후딱 가 버리겠지..

그래도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으로도...흐...

홀가분 하다.

마흔다섯 김여사의 오월은 이렇게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