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못 봤는데
우리집 남자는 눈을 봤다는데
나는 못 봤으니 첫눈이라 할 수 없다.
몇개나 날렸을까
흔적도 없고만 검은 머리 사이에 새치 반짝이듯
빗물 사이에 두어개
딱 그만큼 우리집 남자 눈에만 보였나보다 눈이..
어느새 첫눈 내릴 때라니...
군대가서 세상이 얼어 붙는 날
땀 뻘뻘 흘리며 제설해야하는 아들넘도 없건만..
왜 내속에서는 아직인듯 싶을까?
그렇게도 기다려대던 첫눈이~
아직 단풍이 너무 이뻐 더 머물렀으면...싶은 탓이고,
아직 억새를 제대로 못 봇 탓이고,
아직........아들넘이 전역한 가을에 머무르고 싶은 탓일까?
ㅎ
요즘은 마트 가는 것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있다.
물론 바빠시 시간도 없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가려면 저녁이고, 언제고 가는데
요즘은 어떻게서든 안 갈 핑계를 대고 있다.
라디오에서 누가 그랬다지
냉동실 뒤지면 3주는 먹는다고~
우리집 냉동실은 없다.
3주 아니....이틀 먹을 것도 없다.
있는 거라고는 멸치와, 소고기와 그리고 꽃게
아! 꽃게가 있었구나.
근디...꽃게도 엇그제 먹었다.
그리고, 볶은참깨, 떡국떡
그리고 있으나 마나 먹을거리라고 생각이 안되는
말린장어랑 과메기..
먹을줄을 몰라서인지 어쩐지 갸는.......눈에 안들어온다.
소고기도 엇그제 끓여 먹었고,
오늘은 쇠불고기 해 놨다.
근데 식구들이 없다.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은 마트 다녀오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또 안갔다~
아니 못갔다.
체에 물빠지듯 주루룩 흘러나가는 돈!
적자인생으로 돌아서지 않으려면?
아니..
최소한의 고인물이 말라 비틀어지는 꼴이 보고 싶지 않아서
줄인것은 먹는 것~
흐.....
아들넘 제대했는데
반찬이 말이 아니다.
아들아~ 미안혀. 근디 너도 알지.
엄마가 마트 줄인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너였다는 거~
쫌만 봐주라.
이번달 지나면 다음달부터는 엄마도 여유 좀 부릴 수 있을 것 같어
그나저나
바람이 차다.
얼른 들어와. 찬바람 맞고 다니지 말고~
낼은 또 알바 가야잖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