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5

햇살 좋은 날..

그냥. . 2015. 12. 1. 15:52

햇살이 참 좋은 날이다.

요즘은 흐림 아니면 비

비 아니면 눈

날씨가 그래서 날마다 찌뿌둥한 하늘을 닮은

몸뚱이가 날마다 찌뿌둥하다 엄살을 피우는 날이 많았다.

그럼에도 김여사 참 대단하다.

그 가을을

그리고 이렇게 겨울을 감기 한번 안 걸리고 징검다리 건너듯

잘도 건너 왔으니 말이다.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긴장감 때문인지

내가 아니면 어쩌나...싶의 내 삶의 무게 앞에

감기란 넘이 무릎을 꿇은건지 어쩐지 모르지만

나....억새같은 모습으로

소나무처럼 당당하게 겨울 속에 있고,

간만에 쏟아지는 햇살에 베란다에 졸고 있는 화초들처럼

그렇게 잠깐 스스르 졸다가

깜짝 눈을 뜬다.

햇살 좋은 마당에는 두넘의 강아지가

바닥 차가운 줄도 모르고 대자로 누워 일공욕을 즐기며

오침 중이시다.

한그래도 쥐꼬리만한 겨울 햇살인데

그것도 인색하다고 날마다 투덜 투덜 거렸더니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자 이제 됬냐~ 묻는듯 부드러운 햇살이

너무 좋은 날이다.

내일도 좋았음 좋겠는데

내일은 비온다지 아마.

내일은 작은넘 내일로 타고 여행 간다는디....

도와줄 필요 없으니 날이나 좀 좋게 해달라 했건만...

겨울비라니...싶지만

비 내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일도,

그렇고 좋은 친구와 함께하는 일이고

입대하기 전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인지 비우기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오겠다는 아들넘에게

용기 백배 불어 넣어주며 티켓을 끊어 주었다.

알바해서~ 나보다 더? 부자인 아들넘...

그 덕에 요즘 내 주머니에서 흘러 나가는 것이 아주 많이 줄었으니

그정도 쯤이야~ 애교지 뭐. 싶은 마음으로다가...

하루 하루가.....

금쪽처럼 아까울..

하루 하루가 살얼음판 처럼 불안할..

하루 또 하루를 불면으로 채우며

현실로 다가 올 어둠속에서 코끼리 다리 만지듯

더듬고 있을 그 어둠고 춥고, 낯설은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묵묵히 혼자 풀어내고 있는 내 아들넘이

대견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잘할꺼란 믿음도 있다.

다만...알수없는 그곳 생활과 사람들이 아들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도 두려울 따름이다.

큰넘 보낼때도 내 마음이 이랬었는지 알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