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6일
한빈아 102에서 백두산 신병교육대대로 잘 갔니?
낯선 곳에서 사흘 그리고 또다시 낯선 곳으로 이동 했으니 아들이 많이 긴장했겠구나.
그래도 함께하는 동기들이 있어서 좀 괜찮지 않았을까 짐작만 한다.
저녁은 먹었지? 입맛도 밥맛도 없더라도 잘 먹어야 해. 집에서처럼 배고플때 뭐라도 챙겨 먹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니 먹을 수 있을때 잘 먹어야지. 그치
날이 많이 추워서 손이며 발이 트지 않을까 걱정이구나.
가져간 로션 잘 챙겨 발러. 손 한번 트기 시작하면 쓰리고 아프니까 잘 관리하길 바래.
오늘 너가 입고 갔던 옷이 소포로 왔더구나.
옷은 와도 가져간 내복은 돌아오지 않길 바랬는데 내복까지 다 돌아 와서 참 많이 속상했다.
형 말로는 거기서 주는 내복도 따듯하다고 하는데 니가 느끼기엔 어떨지 모르겠구나.
지금도 잠자는게 익숙해지지 않았니?
그래도 잘 수 있을 때 자야하는데 걱정이구나. 잠도 저축이 된다하니 잘 수 있는 시간에는 충분히 자도록 노력해 봐
그래야 잠이 부족하고 힘들어져도 견딜 수 있지 않겠어.
형이 그러는데...
핫팩 보급 나오면 아껴두라드라.
나중에 꼭 써야 할 때가 있데. 그때 쓰려면 아껴 두는게 좋다네.
한빈아.
니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추위와 맞써 싸워야 하게 생겼구나. 아마도 이 겨울이 어기적 거리며 느린 거름으로 지나고 나면
넌 아마도 추위 앞에서만큼은 당당해지지 않을까 싶다.
늘~ 보온에 신경쓰고,
먹는 거 잘 먹고, 잠 잘 자고, 가능한 한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 동기들하고도 잘 지내기 바란다.
아들~ 오늘 저녁도 잘 잘 수 있길 바래 낯선 곳이지만 니가 푸욱 잘 잤으면 좋겠다.
내일을 위해서.
2015년 12월 18일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