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15. 12. 25. 21:39

아들~

지금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저녁 여덟시 오십분이야.

아들은 뭐하고 있을까?

취침 준비하고 있을까? 아님....뭔가 지시받은 사항들이 있을까?

그것도 아님 같은 생활관 동기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라도 나누고 있을까?

엄마가 아는 것이 너무 없어서 궁금한 것도 많다. 저녁은 맛나게 먹었어?  크리스마슨데 맛난 거 안나왔어?

과자나 뭐 그런거 나온다고 형이 그러든디~ 맛나게 먹었겠지~

이런~ 빨간~ 기념할 만한 날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치~

엄마는 아빠랑 일하고 저녁에는 아빠랑 집에서 밥 먹었어. 오늘 아빠 모임인디 형이 집에 없다고 모임 안 나가셨단다.

아빠가 모임 나가면  엄마 혼자 시무룩해 있을 거라는 쓰잘데 없는 걱정을 하신게지~

엄만 괜찮은데....

아들아~ 엄마 걱정은 하지 마

너도 알다시피 엄마 굉장히 씩씩한 사람이여. 니가 없어 많이 허전하고 집안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형이 그래도 와 있어서

괜찮아.

가끔~ 아니 자주~ 형을 부를때 니 이름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오는 거 말고는~ 괜찮어. 한빈아

엄마가 잘 있다가~ 좋은 모습으로 퇴소식 때 너 보러 가야지 않겠니 ~ 그러니 엄마 걱정은 손톱만큼도 안 해도 되야~

아들.

어떤 부모에게든 부모에게는 자신보다는 자식이 먼저인거야. 엄마가 너희들 때문에 특별히 더 고생하거나 힘들었거나

버거웠거나 했던 적 없어.

너도 그렇고 형도 그렇고~ 정말 너희들은 한번도 속 썩이는 일 없이 잘 자라 주었잖니

엄마가 또는 아빠가 너희들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포기했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거 때문에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 엄마나 아빠는 단지 정말로 마음에서 시키는 대로 살았을 뿐이니까 말이야. 말그대로 엄마 아빠가 좋아서 그렇게 살거야.

알았지~ 너는 그곳에서 동기들에게 좋은 동기가 되고 좋은 동기들과 좋은 관계 유지해 가며 서로 위하고 의지하고

단합해서 주어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 주면 되는거야~

아들아~

달이 둥그렇게 떴어. 어찌나 밝고 크게 떳는지 강아지들 저녁 챙기러 나갔다가 한참을 추운 줄 모르고 달을

바라 봤단다.

몇년 전인가....

정월 대보름이였겠지~ 옥상에 올라가 형이랑 한빈이랑 엄마랑 소원 빌었던 거 혹시 생각 나니?

오늘은 갑자기 그 생각이 나드라고~

달..보름 달 보면 뭔가 간절함을 부탁하고 싶은...부탁하면 들어 줄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은 엄마 뿐 일까?

오늘은 크리스마스 그리고 보름달~ 텔레비전에서는 럭키문이라고 하드라.

우리 막둥이~ 엄마 아들.. 동기들하고 잘 지내고, 훈련 잘 받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지 뭐.

엄마 아들~ 오늘도 수고 많았고, 애 많이 썼다.

불침번을 어떻게 서는지 모르지만 잘 수 있을적에 푸욱 자고, 잘 먹고~ 따듯하게 입어라~

감기 조심하고, 오늘도 아들 수고 했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