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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엄마여.
날이 무진장 춥다.
너 있는 곳의 온도는 얼마나 내려 갔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구나...
그만 추웠으면 좋겠는데 왜이리 날은 날마다 기록을 갱신하며 추운지 모르겠다.
그래도 훈련소 있는 것 보다는 나을거 같은데 잘 모르겠구나.
아들~
엄마가 아까 저녁 먹고 손편지를 장장 두장이나 써 놔서 사실은 별루 할 말이 없네.
근디...
날마다 편지 쓰는 습관을 들어서 한동안 정말 많이 허전할 것 같구나.
근데 손편지는 참 힘들어
손도 아프공~
엄마는 키보드 두드리는게 너무너무 편하다.
글씨가 삐뚫어지는지 갈지자로 걷는지 신경 안쓰고 그냥 손가락 가는데로 토닥이기만 하면 되는디
손편지는 흐흐흐...어렵다. 아들~
엄마 나이가 낼모레면 오십인디 참...안어울리지~
아들아~
다시 이야기 하지만 다음부터 편지 보낼때는 아무래도 엄마가 출력해서 보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구나..
흐흐흐..
몸 조심하고, 사람관계 건강하도록 유이하고, 마음단속도 철저히 하기 바란다.
엄마가 이야기 했지. 관계에 있어서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너는 어차피 상하관계 안에 있고 거기서 젤 아래이고...
성실히 생활해서 인정받는 후임이 될수 있게 노력하기 바란다.
아들아~ 시작이 반이라 했어.
이 지독한 겨울도 시작했으니 끝은 있을 것이고~
양구에서 나오다 보면 배후령 터널이라는..5057미터의 길고 긴 터널이 있지
그 터널을 첨 들어가 보구는....길다...길다 했었는데 달리고 달리다보니 끝도 있더구나.
너무 빠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너의 군대 생활도 그런거야.
다만 그 시간동안 얼마나 알차고, 즐겁고, 가득차게 보내느냐는 너의 몫인게지 노력하자.
다른 생각 말고, 잘 적응하고, 빠른시일 안에 익숙해지도록
그리고....동기들과 잘 지내도록~
동기들과 선임들과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서 너의 군생활은 아주 많이 달라지는 거야 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어찌보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인거지
성실하거라. 관계에서든 일에서든 배움에 있어서든
너의 성실함을 알기에 별 걱정은 않지만.. 늘 성실이라는 단어를..긍정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기고
머리에 새기거라..아들..
오늘 하루도 수고했구. 잘 자거라. 감기 좀 털어 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