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16. 5. 9. 22:12

아들아  안녕?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거 맞지~

오늘은 날이 많이 흐리구나.

내일은 봄비가 내린다는구나.

아들이 있는 그곳에는 비가 내리면 아직은 추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걱정이 너무 많고, 잔소리가 너무 많아

우리 아들이 전화를 안하나....싶은 생각도 들고

너에겐 무한긍정을 이야기하면서 엄마는 무한 걱정이 늘어지니

별 도움 안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들아~ 가끔은 안부전화 정도는 해주면 안될까?

어버이날이라고 부대에서 전화 하라고 안하든?

형은 다른날은 몰라도 그런날은 꼬박꼬박 전화 했던 것 같은디

우리 아들은 가끔은 엄마를 너무 단련 시키는 거 같어.

하긴 뭐.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 그래 믿어.

잘 지내니~ 지낼만 하니 전화가 없는거겠지

감달할만큼의 생활들이니 엄마 생각이 나지 않는거라 생각하니

어찌 생각하면 다행이기도 하다.

아들~

어쨋건 엄만 니 전화 기다리다 늙어 죽을 것이여~

그래도 필요한것들은 형을 통해서 전해오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뭐 이런 넘이 있어! 하고 서운해 해야 하는지 잠깐 고민하다가

피식 웃음이 나더라~

잘 지내지?

그래 잘지내면 돼는거지.

천원짜리는...뽀너스다. 니가 전화도 않고, 스스로 완전 독립적으로

니 삶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데에 대한 뽀너스~ 오만원~

감사하지!! 흐흐흐...

물티슈는..

보라색은~ 클린징 티슈여. 위장크림이나. 뭐 세안에 문제가 있을 때 쓰는~

그리고..분홍색 물티슈는 그 외의 것이고,

하얀 물티슈는 청소나 뭐 뭔지 닦거나 그런 용도로 사용하면 될 것 같다.

면봉은...니가 전역할때까지 책임진다고 했던 동기랑 나눠쓰고

그러고도 남으면 니가 챙겨야 하는 후임들하고 나눠쓰던지 해라.

물티슈도 많거든 그렇게 쓰고~

클린징크림은.....여드름전용 사려다가..그거 오래쓰면 민감성피부

된다고 해서 바꿨다.

형이 쓰고 있는 것인데 물어보니 괜찮다드라 한번 써 봐.

이눔아~ 휴가는 왜 자꾸 뒤로 미루는 거여?

물론 니 맘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 나오는 시기에 나와야

시간이 더 잘 갈 것 같은데 니 생각은 다른 모양이구나.

어쨋건..어느새 5월이다.

이제 5월이구만~ 그러겠지. 너는..

그래도 아마 니가 이 소포를 받는 날은 5월도 절반은 너머서지 않겠니

그렇게 그렇게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올것이니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보자꾸나~

엄마 노트북 자판 두드리고 있다.

볼펜이 불편해. 이런거 불만은 아니지?
건강해라.

몸도, 마음도 그리고 여러 관계들도~

글고 ~ 그리고~ 아들~

너 엄마 아들 맞지 이눔아~ 정말루 서운할라 그랴.

별루 할말 없어도, 전화 한번씩 햐~

너 그렇게 전화도 안하다가 아빠한테 아쉬운 말 해야할때는

어쩌려구 그러냐?

관계의 기본은 소통이여. 주고 받음!! 너도 알겠지만~

아들아~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인디

엄마가 니가 내 아들임을 잊을 리는 없겠지만

아빠가 너에게서 서움함이 쌓이게는 하지 말거라.

알것지!! 명심하고 가끔 연락 햐~

 

글고.. 뭐 할말 또 있나...............

그래 그래..비타민은 보내도 되는건지 물어도 보고 싶고

감기는 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안그럼...이렇게 형 통해서 너 필요한 것 찾을 때...

그거 모르는 척 할수도 있어. 이건 협박이다.

그래..건강하게 잘 지내고,

맞은 바 임무 최선을 다하고, 후임에게는 좋은 선임으로~

그나저나 후임이 있기는 하지?

선임들은 깎듯이 모시고 이뿜받는~ 아들이 되기 바란다.

단순한 단절? 속에서 넓은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 부드럽고

트인 시선을 가졌으면 좋겠구나.

지금은 좀 힘들고 어렵게 느껴질지 몰라도~

지나고 나면...견디고 나면 추억이 된다고 했듯이

지나고 나면 무언가 너도 모르게 너는 아주 많이 성장해 있을꺼여.

그거며는 충분하지 않겠니?

엄마가 말이 많다~

니가 전화를 안하니 편지 한번 쓰게 되면 말이 많잖어.

이것 또한 니탓이여~ 이눔아. 흐흐흐..

어쨋건..잘 지내거라.

틈나면 전화 좀 하고~

전화. 전화. 전화. 전화...~~~~~~~~.

알것지~

 

201659일 엄마가 아들에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