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웃
이쁜 집 지어 이사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산 아래로 또는 동네 언저리로 또는 여기저기 빈 터로
원주민보다 새로 이사 들어온 분들이 더 많아지는 거 아닌가 싶을만치
요 몇 년 사이에 많은 분들이 들어왔다.
나는 오래 살아서 여기 이곳 좋은지 모르겠는데 괜찮은 모양이다.
전원주택지도 조성이 되고 시내에서 집 지어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내가 바닷가 가까운 곳에 가서 질리도록 바다만 보고 살고 싶듯이
도시에 살던 사람들은 도시 인근이지만 시골 느낌 나는 이곳이
괜찮은가 부다.
진짜로 가만 생각해보니
원주민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분들이 많은 반면
이사 들어오신 분들은 이제 마악 정년퇴직하신 분이나
더 젊은 분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중에서도 나는 여직 젊은 층에 속하는 것 같다.
뭐 좋다.
사실 대부분 어머니 연세의 어른들이여서
나름의 외로움이라는 것이 가끔 찾아들고는 했는데
언니라 부를 수 있는 분들도 생기고 나름 친구도 하나 생기고
좋다.
우리 집 뒷골목으로 4층 건물이 들어왔다.
말이 참 많았다. 높아야 2층 주택이 전부인 동네에 4층 건물이라니
어느 회사라느니 찻집이라느니 말이 많더니
아래는 회사 위는 주택..
4층 건물이 위법이네 뭐네 말이 떠돌기는 했지만 나서서 뭐라 하는 사람 없는
조용한 동네..
근데... 흐...
그 집 마당에서 회식하는 일이 많아졌다.
고기 구워 먹고, 불 마시고 이야기하고,
집들이도 거하게 하시더니 불놀이야를 즐기시는데..
밤에 출근하는 아들이 있는 우리 집은.. 초저녁부터 시끄러운 그 집 마당이...
어쩌다 휴일 밤 꿀잠을 즐기고 싶은 날의 아들방은 그집 마당과 너무 가깝고
요란하다.
낮은 낮대로 시끄럽고 저녁은 저녁대로 조용하지 않으니
그 집에서 초저녁부터 불을 피우기 시작하면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저렇게 살고 싶어서 이사 왔을 텐데 우리 아들 자야 하니까 조용히 해달라 할 수도 없고,
골목 하나 사이인데 얼굴 보기는 힘들고 겨우 목례 몇 번 나눈 게 전부인데..
참... 가까워질까 싶다.
하긴..
둥이 언니네나 명순 언니네하고고 가깝게 지내는데 꽤 오랜 날들이 필요하긴 했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안 좋은 감정 먼저 쌓이게 될까 봐서 좀 신경 쓰이기는 한다.
하긴..
말 많은 시골 동네 이미 그리로 그리로 친해지신 분들로 하여금
이 동네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되었을지 모르지만
평생 살고자 들어온 사람들이니 잘 지냈으면 좋겠다. 아니
웃으며 인사할 수 있을 정도만 돼도 좋겠다.
텃새는 모르겠는데..
시골 동네도 예전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