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가을이라는 쓸쓸함..

그냥. . 2020. 10. 20. 23:45

들판이 비어 가고 있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커다란 네모 통이 지나가면

벼이삭은 네모통 안으로 지푸라기는 논바닥으로 

서로 갈라선다.

갈라선다는 표현이 좀 웃기기는 하는데

가을은 참 그런 것 같다.

하늘은 참말로 눈물 나게 파랗고

나뭇잎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시절을 알고 색을 바꾸어

이별을 준비한다.

가을..

나 나이의 계절은 어디쯤일까...

아이들과 이별을 준비하는 가을 그즈음 아닐까.. 싶다.

기 시기가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머지않아 이제 곧 아이들은 제 갈길을 찾아 내 손을 떠나겠지.

유난히 애기가 되어가는 막둥이의 요즘..

어쩌면 저 어리광이 머지않아 그리워질지도 모르겠다.

늘 든든한 큰 넘도,

늘 아이 같은 작은 넘도..

내 품을 떠나 훌훌 날아오르려 할 때는 아낌없이

응원하며 보내줘야지 싶다.

내 품에 품으러 바등 거리지 않을 거야.

가을 나무처럼 그렇게 유연하게

그렇게 어른스러워지고 싶다.

익어가는 것이 아니라 늙어가는 거라 해도

스스로를 조율할 수 있는 사람으로 늙어가고 싶다.

겨울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해도 

그 외로움이 눈처럼 푹 푹 내 발걸음을 붙든다고 해도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며 살고 싶다.

나는 나니까..

 

그냥 주절주절..

뭔가 써야 하는데 

정신의 절반은 티브이에 가 있다 보니

글에 집중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