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갑자기 겨울

그냥. . 2020. 11. 20. 23:19

11월 바람이 이래도 되는 건가 싶던 어제의 그 바람은

간데없고 오늘은 오싹하니 춥다.

남편이 사준 플리츠 재킷을 입고 나갔다가 

얼어 죽는 줄 알았다.

비 지나간 자리에 겨울이 성큼 다녀왔다.

오늘도 나는 생강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하나하나 흐르는 물에 씻어가며 혹시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껍질이나 미세한 흙을 찾아내어 칼로 긁어내는 일 또한

내가 요령이 없어서 그런지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런 거 보면 참 꼼꼼한데 다른 거 보면 또 참 많이 덜렁댄단 말이야.

얇게 썰어 채 치고.. 토종 생강이어서 그러는지 알이 작아서 

껍질 벗기기도 쉽지 않았는데 채치는 것도 쉽지 않다.

오늘도 열시 반까지 씨름을 하고 씻고 들어와 앉으니 이 시간이다.

내일 나머지 채 치고, 그러고도 세월이다.

 

우리 막둥이가 그렇게도 원하고 원하고 또 원하더니

인 서울에 성공했다.

오늘 합격자 발표.. 있었는데 면접을 망했다고 그러더니

떡하니 합격을 했다.

감사하다 감사할 일이다.

앞으로 가르칠 일이 더 생기기는 했지만

이렇게 해 내는데 뭐라 하겠는가..

어쨌건 좋다.

축하하는 의미에서 쇠고기 구워 먹었다.

더 맛났다.

아들도 기분 좋아 보인다.

우리 집 남자도 좋아라 한다.

기분 좋은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