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작은아이가

그냥. . 2020. 12. 24. 21:14

작은 아이의 인 서울은 이미 확정 되어 있었다.

그래서 별 욕심 없었다.

아니 여기까지도 충분하다고 혼자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내 생각이 그렇다고 해도 아들이나 우리집 남자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겠지.

산책을 마치고 거실에 도착한 시간은 우후 4시 58분..

발표 났나? 남편이 물었다.

아직요. 2분 남았어요. 했다.

주방에 가서 국수 간식하나 챙겨 주고, 구워 놓은 고구마

남편이랑 껍질 벗기고 있는데 

작은넘이 뭐라 한다.

어?

엄마 됐다고~

진짜! 빠른 걸음으로 작은넘에게 가보니 

테블릿 모니터에 뜬 최종 합격을 축하합니다 라는 메세지를 보여준다.

이 학교에 진짜루?

남편도 좋아라 한다.

더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딱 거기까지다.

그렇게 우리집에 막둥이 내 아들이 인 서울에 성공했다.

그것도 아주 좋은...

몇 년 전..

그러니까 벌써 몇 년 전 이다. 

아니 십년은 되어 가는 듯 하다.

아주 오래 전 이웃 블로그님의 자제분이 울산에 있는 모 대학교하고

내 아들이 이번에 들어가게 될 학교를 고민하고 있다고 그랬던 것 같다.

진짜루 그 대학에 들어가는 아이들도 있구나...했었는데...

울 아들이 그기를 다 들어가네..

좋기도 하고 한편 걱정이 되기도 한다.

다들 머리 좋은 넘들만 모였을텐데... 

지방에서 올라가서 따라가기 너무 벅차지 않을까 기죽지 않을까

걱정이다.

물론 내아들도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뽑혔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지난번에 합격 해 놓은 곳을 갈 수는 없는 일이잖어.

여기랑 여기 됐는데 어디 갈까야 했을 때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지금 학교를 선택할 거니까.

진짜..진짜루 내아들 애썼다.

한학기 더 다닌다고 그렇게 미운 소리 들어가면서도 꿋꿋히 

장학금으로 등록금 털어가며 정말 열심히 살았다.

요즘 한가한 우리 아들을 보면 신기할 정도다.

앞으로도 늘 승승장구하기 바란다.

앞으로 더 잘 될 너를 위해 기도 할께...

더 잘되지 않아도 괜찮아.

니가 만족하는 너가 되면 되는거지

그보다 더 어려운게 없겠지만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도 없고,

그보다 더 쉬운 일도 없는 거 알지!

아들아!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