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외출했다가 들어오던 남편이 부른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뭐가 왔다고 그러길래
뭐 올 게 없는데 하며 나오는데
우리 집 남자의 손에 라디오 프르그램에서 보내 준 책자가 들여 있다.
뭐 사연 보냈냐?
아니 안 보낸 지 조금 됐는데 근데 그냥 왔을 리도 없는데 하니
우리 집 남자 책을 뒤적이더니 여기 있구먼..
하며 내 이름으로 된 사연 하나가 인쇄되어 있는 부분을 보여준다.
어?
라디오 방송되는 거 못 들었는데...
너 한동안 안 들었잖아.
그러긴 하지
사실 12월인가 라디오에 사연을 하나 보냈었다. 11월에 보냈는데 물 먹은 거 같아서
그래 그건 채택될 내용이 아니었어 싶어 다시 하나 써서 보내면서 은근 자신이 있었는데
그 후로 며칠 방송되지 않길래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디오 북을 일하면서도 듣는 날이 많아지다 보니 나도 모르게 라디 오하고
거리가 멀어졌었는데 언제 방송이 됐나 싶었다.
그래서... 라디오 홈페이지에 들어가 찾아보고 찾아보고 찾아보고....
방송되는 사연들이 이렇게 많은 줄 미리 알고 있기는 했었지만 그 많은 중에 내 글을
찾는 일이.... 검색 기능을 써도 안 되는 거야..
그렇게 한참을 찾다가 찾다가 포기했잖아.
라디오로 다시 듣기라도 듣고 싶었지만 그걸 어찌 다 들어 봐 날짜도 모르는데
싶기도 하고....
어쩌면 방송은 안되고 책에만 실렸는지도 모른다는 생각..
책에 나와서 방송된 줄 알고 선물은 뭘까? 물욕이 생겨서 한참의 시간을
거기에 투자했잖아.
아니 아니야. 그래도.. 사연을 보낸 것은 누군가의 공감을 받고 싶었고,
또 이왕에 방송이 된다면 선물도 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거 아니야.
암튼 지간에 두어 시간을 투자해서 방송 내용들을 뒤졌지만 내 사연은 찾을 수 없었다는 거..
엄마 이야기였으니
선물 받으면 엄마 주면 좋겠다 싶었는데...
요 며칠 사이 서울 번호로 전화가 몇 번 왔었는데 받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나 하는
괜한 후회도 들고 말이야... 미련만 남았네.
아까 엄마네 갔을 때 세 권에 책 중에서 한 권 엄마 가져다 드릴걸 그랬다.
엄마 딸이 쓴 엄마 이야기가 이렇게 책으로 되어 나왔다고 하면 엄마 엄청
기분 좋아하셨을 텐데..
그러고 보니 엄마 이야기로 선물도 몇 번 받고, 엄마 이야기로 책에도 몇 번 실렸는데
엄마에게는 자랑만 하고 제대로 보여 드리거나 선물을 가져다 드린 것은 없는 것 같네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울 엄마 참 좋아했을 텐데 말이다.
그나저나 라디오에서 내 사연이 흘러나오지는 않았나 봐.
누군가 듣고... 전화해 주는 경우 종종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저런 것들도 하나도 없었으니
말이야.
괜히 남편이랑 둘이 좋다 말았다.
혹시 싶어서 문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놓기는 했지만
기대치는 없다.
없는 기대치에도 혹시 나도 모르게 라디오를 타서 선물을 받을 수 있다면
이것은 무엇이든 간에 울 엄마 드려야지~
흐흐흐
나쁜 딸..
기대할 수 없으니 엄마 거라니..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