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오늘도 비

그냥. . 2021. 7. 5. 21:48

밤비가 요란하게도 내리고 있다.

내리는 빗소리에 비해 창문에 비친 빗물은 이쁘기도 하네

별빛 같아. 

그러고 보니까 별 본지도 참 오래되었구나 싶다.

흐린 날이 많기도 했지만 별 나오는 시간에 하늘을 올려다볼 일이

없었던 탓이기도 하다.

그냥이라도 나가 별도 가끔 봐 줘야 마음이 따듯해질 것 같고

인생이 풍요로워질 것 같은데

별빛을 바라보는 일이 없어져도 세월은 잘도 가고,

나는 여전히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

 

 

며칠 전 점심 때 헬스장 다녀오는 큰아이의 차는 들어왔는데

아이가 안 들어오길래 베란다에 나가

아들~ 뭐해? 하고 물으니

엄마 나와 봐~ 한다. 대문 앞에서..

그래 나가보니 주먹만한 아깽이가 한 마리 앞집과 우리 집을 가르는 대문 옆 

담장에서 애옹 거리고 있다.

엄마 얘는 도망도 안 가. 아침부터 얼마나 울어대던지 내가 얘 때문에 일찍 일어났다니까..

한다.

엄마 있겠지~ 했더니

아녀 아침부터 울었다니까. 만져도 안 도망가 하며 검지 손가락으로 아깽이 머리를 쓰다듬는데도

도망도 안 가고 얌전히 앉아 있다.

그래도 만지지 마라. 사람 냄새나면 엄마 고양이가 와도 안 데려간다더라..

하고는 집에 들어와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커피를 한잔 마시고도 고양이는 거기 그곳

그 자리에서 애옹 애웅 애절하게 울고 있다

저걸... 어쩌나.. 저 어린 걸..

그렇지만 집으로 들일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집엔 이미 멍뭉이 한 마리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고,

그보다는 또 다른 생명을 책임진다는 일이 선뜻 내키지 않았다.

그 책임감이라는 것이.. 한 마리든 두 마리든  무게가 두 배로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자꾸 신경이 쓰여서 대문 쪽을 내다보는데..

아깽이 울 때마다 우리 집 멍뭉이가 대답하고.. 

우리집 멍뭉이가 대답할 때마다 옆집 둥이가 대답한다.

내다 보고 또 내다보다가..

오른쪽으로 옆집 아재 같은 사람이 들여다보더니..

이리 와 ~ 하니 폴짝 뛰어내려 어느 만큼 의 거리를 두고 그 아재를 아장아장 따라가는

모습이라니.....

서둘러 주방 베란다로 가서 뒷골목을 살펴보니 옆집 아제가 아니고~

저... 마당 넓은 집 젊은이가 뒤 돌아보면서 손짓하면서 강아지처럼 데리고 가고 있더라고..

저런 고양이도 있구나... 모든 고양이가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걸

실지로 경험한 일이 있었다.

내가 유일하게 구독하는 고양이 유튜브

정말 힐링이 된다. 이 채널을 들여다보는 동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