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마스크를 많이 써서 그러나?
뭐 마스크 쓸 일이 그닥 많은 것은 아닌데
마트 갈 때나 집밖 나갈때나
잠깐 잠깐씩 쓰는데
얼굴에 뭐가 자꾸 올라온다.
없어지는가 싶으면 다시 올라오고
또 없어지고 있구나 싶으면 여전히 나 여기 있소~ 한다.
어지간해서는 건조해서 뭐가 올라오고 그런 피부가 못 되는데
피부상태도 바뀌나 보다
나이 먹으면 주름만 느는 줄 알았더니 결도 바뀌는 모양인지
한쪽 뺨에만 유독이 올록 볼록이다.
흐...웃겨..사춘기에도 몰랐던 올록 볼록이
이나이에 신경 쓰이게 할 줄을 누가 알았을까.
동네에 마루라는 중대형 견이 있다.
늘 주인과 함께 산책을 다니는..
그래서 가끔 마주친다.
산책하는 곳이 거기서 거디다 보니 만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열심히 빼놓지 않고 산책하는 강아지는 우리 집 멍뭉이와
그 마루다.
그런데 마루가~ 성향이 사나운 아이는 아니라는 거를 알긴 하지만
크다 보니 울집 멍뭉이가 몇 번 놀랬다.
거기까지는 뭐.. 괜찮다.
그럴 수도 있지 내가 안으면 되니까..
그래서 안았는데 달려 들어서..
멍뭉이 반갑다고 달려들었는데 내가 물렸다.
겨울이라 옷이 두꺼워 다행이었지 많이 다칠 뻔했다.
그렇게 한 번 놀래고 나니 피하게 되었다.
저기서 마루가 오면 우리가 피하던지 마루가 피하던지..
그러다 피할 곳이 없으면 마루가 오던 길을 되돌아가 천변으로 내려가거나
올라가기도 한다.
괜찮지 않을까... 해서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올 초겨울 어느 날
비킬 곳도 마땅찮고 해서 옆길로 바짝 붙어 피했는데도
반갑다고 팔짝 뛰는 더 겁이 덜컥 나드라고,
나도 물론 마루 주인도....
서로 다른 시간 대에 산책을 하면 좋은데 그게 참 그렇다.
일부러 이 시간 피해 주세요~ 약속하기도 그렇고..
오늘도.. 뚝길로 걸어가는데 저만치서 마루가 온다....
마루가 오길래 언덕을 내려와 천변 쪽으로 걸었다.
참 이게 무슨..
그렇다고 입마개를 하고 다니라고 하기도 그렇다.
순둥이인 거 아는데 물론 아는데 한 번 물리고 나니
나는 겁이 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위협적이지 않으니 저리 날마다
산책을 하겠지 싶은 것이
나만 피하면 되는데 싶기도 하고
한적한 시골 산책길에 입마개까지 하고 다니라 하기에는
마루도 좀 안쓰럽기는 하다.
주인이 알아서 할 일이기는 하지만..
어찌 보면 그 집 멍뭉이나 우리 집 멍뭉이나 산책은 일상이니
서로 사이좋게 같이 다니며 이야기라도 주고받으면 더없이
좋겠다 싶지만 가능한 얘기 같지는 않다;
저 집도 이 동네에 집 지어 이사 온 지가 몇 년인데
아무래도 집이 산자락 아래 동떨어져 있으니
동네 사람하고는 내외하는 거 같기는 하다.
나하고만 그런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