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1. 12. 23. 19:51

지난밤

여느 때처럼  잠자리에 들었다.

잠깐 폰 들여다보고 잠드는 것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열한 시 너머 열두 시로 달려가고 있는 시간 즈음이었을 것이다.

멍뭉이 소리에 잠이 깼다.

큰아이가 친구 만나고 못 들어 들어온 모양이었다.

멍뭉이 이 넘도 깊이 잠들면 그냥 잘 때도 있는데 짖어대니

나도 같이 잠이 깨었다.

폰을 들여다 보니 열두시 이십 몇분

큰아이 잠깐 방에 들어와 해 떨어지면 소리 내는 거 아니랬지.

소근 거리며 멍뭉이 한 번 쓰다듬어 주고 나가고

한참을 그렇게 잠이 오지 않아 뒤척였다.

자꾸 잡념이 끼어 들길래 즐겨보는 고양이 영상이나 소리 죽여 

플레이시켜놓고 있다가 잠이 들기를 바랐지만 쉽지 않았다.

잘 자는데 한 번씩 이렇게 자다 깨면 달아난 잠을 다시 붙잡기가 쉽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나 보다.

신나게 흐흐흐..

진짜로 신나게 싸우다가 미치고 환장하겠네라고 소리를 지르는 순간

남편이 흔들어 깨운다. 왜 그러느냐고..

말싸움이라고는 내인생 모든 사람을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으로 꼽을 사람들과만

있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나는 언쟁을 하지 않는다. .

아니 못한다. 정 아니면 피할 뿐

고작해야 남편과의 다툼이 내 세상의 다툼의 전부일만큼..

그런데 엊저녁 꿈에서는 잘도 싸운다.

하고픈 대로 말하고 소리 지르고 싶은 대로 소리 지르고..

흔들어 깨워 준 남편이 고맙기도 하고,

조금 더 내버려 두지 싶은 아쉬움도 들고...

그러다 또 한참을 뒤척였다.

띠엄띠엄..

무슨 잠이 징검다리도 아니고...

자다 깨다를 몇 번 반복 이어지는 꿈.. 스트레스..

꿈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걸까

그만큼의 스트레스가 맘 안에 들어 차 있다는 걸까..

잤는지 말았는지 노곤한 상태로 새벽 남편이 화장실 가는 소리에

다시 깼다.

꿈은 현실과 어떻게 이어져 있을 까?
어떨 때는 얼토당토않은 말 그래도 허구일 때도 있고,

또 어떨 때는 현실과 너무 밀접하게 연결 지어진 것 같기도 하고..

꿈은 꿈일 뿐이겠지만.

꿈속에서라도 목소리 큰 내가 엊저녁은 좀 대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