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12월 25일

그냥. . 2021. 12. 25. 21:52

쨍한 추위가 좋다.

마스크 안 볼이 얼얼할만치 차가운 날씨가 

올해는 왜 이렇게 좋은 거야.

추워 오늘은 나가지 말자 했건만

암것도 모르는 방구석 우리 집 멍뭉이는 

뭔 소리~ 우리가 언제 추위 더위 떠졌던가?

안 젖었잖아. 골목! 하는 듯

고개 갸우뚱 거리며 바라보길래 

잠깐 데리고 동네 한 바퀴.

저도 추운지 멀리 갈 생각은 아예 않더라고..

쨍하니 목덜미를 감고 도는 차가움이

옷소매 속에 두 겹으로 숨겨진 손에 느껴지는 얼얼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위가 싫지 않다.

그냥 뭐 그런 거 있잖어.

무료한 일상에 탄산음료 같은 그런..

그래 그런 것처럼 내가 추위에 많이 너그러워졌어.

누구에게나 너그러우면 좋으련만

누리네 소심이마냥 세상만사에 소심한 내가 요즘 제법

겨울에 너그러워졌다는 사실이 참 스스로도 놀라워.

난.. 단막극 좋아하는데

요즘 모 방송사에서 스페셜 단막극을 하는데 

정말 가슴이 저리도록 아프드라.

눈물이 주루룩 흘렀어.

연기자의 열연과 너무 아픈 스토리가 

오랜만에 정말 오래간만에 눈물이라는 거를 흘려 본거 같아.

다시보기 무료되면~ ㅎ.. 한 번 더 봐야지 하고 있어.

그리고 오늘은 엄마네 다녀왔다.

김장 때 가고 못 갔더니 걱정이 늘어지는 엄마.

엄마는 왜 그렇게 걱정이 많은지...

내가 엄마 닮은 거 맞는 모양이다.

엄마는 소심한 성격은 아닌데 자식들 특히 내게는 우선 걱정을 

두어 보 따리쯤 가슴에 안고 바라보는 거 같아서

엄마한테는 늘 죄송해.

잘 살고 있는데 정말 잘살고 있는데 엄마는 내가

전화를 못하거나 다니러 가지 않으면 아픈가..

한다. 

엄마만 모르게 아파서 병원에 있나.. 하는 거다. 흐..

순전히 엄마를 그렇게 만든 것은 내 탓이기는 하지만

날도 추운데 빈방도 있는데 이 한 계절 엄마가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살다 가시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그럼 울 엄마 마음은 훨씬 가벼워질 텐데 말이다.

그러나 그런 일 있을까?

우선 엄마가 불편해하겠지. 사위 집이라고..

어찌 됐건 다른 여자들보다 열두 배는 더 어려운 아니 불가능한 일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