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2. 1. 22. 22:57

하루 종일 흐리더니 산책하는데 빗방울이

몇 개 사그락 거리며 떨어졌다.

두툼하게 입은 외투에 비 내리는 줄도 몰랐는데

사그락 사그락 소리가 나서 비가 오나? 허공을 응시해도

알 수가 없더니 냇가에 흐르는 물 위로 그려지는 동그라미가

아.. 그래 비가 내리고 있구나 하고 알려준다.

기본 생활하는 시간 빼고 엉덩이에 열이 나도록 앉아

엄마 장갑을 뜨고 있다.

소파 매트를 하나 더 뜨려고 실을 장만해 놨는데

그래서 명절 전에 뜨고 싶어 오늘 시작해야지 했는데

아무래도 일도 해야 하고 명절이 가까워지면 바빠질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그러면 엄마 장갑이 진짜로 겨울이 다 가야 완성될 것 같아서

뜨기 시작했는데 내 장갑보다는 훨씬 이쁘다.

내 장갑 뜨고, 남편 거, 그리고 아들장갑 뜨고..

뜰수록 모양도 나고, 요령도 생기고 속도도 붙는다.

실수하지 않고 한 번에 뜨려고 노력하고 있다.

생각보다 장갑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내일은 오전에는 남편이랑 같이 일 좀 해야하고,

오후에 열심히 뜨면... 어쩌면 잘하면 이번 주 안에

소파 매트까지 다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내보려다가...

아니 아니야 싶다.

욕심으로 될 일이 아니고 할 일도 있고 하니...

아예 소파 매트는 시작도 안 할까 싶기도 하다.

뜨개질을 하면 잡념이 없다.

무한반복에 숫자도 쉬임 없이 헤아려야 해서

좋고

마음에 드는 물건이 되면 기분도 좋아진다.

그러다가 또 중간중간 티브이도 보고 오디오 북도 듣고..

올해도 정말 열심히 실하고 노느라 겨울밤이 짧다.

요즘 오디오북으로 토지를 듣고 있다.

서희보다는 봉순이가 더 맘에 와닿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