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장보는 날
온 세상이 시끄러우니 한산한 마트에서 후딱
장 보고 오자고 남편이 그랬다.
일곱 시 반쯤 갈까? 그러더라고.
너무 빨라. 춥잖아. 움직이려면.. 하며
여덟 시나 여덟시 반에 가자 했다.
아침 먹고 커피 한잔 마시고 여덟 시 반 조금 넘어 마트에 갔으니
아마 아홉 시도 안 되어서 도착했을 거야.
근데 벌써 주차장부터가 붐비더니 입고서부터
큐알 찍을라 체온 젤라 복잡하더라고..
사람 생각이 다 같은가 봐 그렇게 이른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장을 보러 나올 줄은 몰랐어.
카트와 카트가 부딪히고, 사람의 어깨가 스치고..
빠른 걸음으로 1~2층을 휘돌아 나오고 나니 우와 명절 전쟁이
이제 시작이구나 싶은 거 있지.
한 곳에서 몽땅 해결하고..
예전에는 고깃집에서 고기 시장에서 채소 마트도 가고 그랬는데
이것저것 신경 안 쓰고 그냥 한 바퀴 휘돌아 나오니 끝났네.
그래도 마음이 참 가벼워 무거운 것이 없어.
명절 당일 한 끼만 먹으면 된다는 생각에 묵도 끓여볼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
한 동안 안 끓이고 사다 먹었는데 말이야.
올 명절에는 과일 선물이 엄청 많이 들어오네.
사과랑 배 그리고 곶감 장사해도 되겠어.
물론 선물 주시는 거 감사할 일이지만..
늘 과일이 넘쳐나서 나는 과일 선물은 안 하는 편이다.
명절 하면 과일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과일은 우선 보관이 그렇게 용이하지 않고...
나눠 먹기도 명절에는 좀 애매하다.
주고받는 것도 좀 검소해졌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어쩌면 이것도 다 마음이기는 하지만 낭비 같기도 하다.
그냥 순전히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