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2. 5. 12. 20:36

참 곱게도 생겼다.

여기저기 많이도 피어서 봄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비가 좀 왔으면 좋겠는데 비가 없는 봄날이 이어지고 있다.

2 주전인가 심은 고추며 가지며 토마토며 비 한번을 만나지 못했다.

아무리 내가 물을 준다고 해도 하늘이 주는 물만 할까 싶다.

열무도 얼갈이도 상추도 물이 고픈지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

해걸음으로 물을 주는데도 여전히 그들도 하늘의 물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다.

멍하니 턱을 괴고 앉아 뭘 더 이어서 적어 볼까 하고 있는데

마땅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

논에 있는 창고에 고양이가 한 마리 살고 있다.

예전에 다른 논 창고에도 고양이가 살았었다. 두마리인가..암튼 

늦은 가을부터 봄까지 밥을 주었는데도 1미터 거리를 좁혀주지 않았었다.

그러다 날이 따듯해지면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좀 서운하기도 했고... 원래 야생이었는데 뭐 싶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 아이는 마악 도망가지는 않는다.

괜찮아. 앉아 있어. 하면 알아 듣는 냥 그러고 앉아 있다.

물론 더 가까이 가려고 시도도 하지 않고 손을 내밀지도 않았다.

가끔...사료나 좀 사서 주어 볼까...생각을 하다가 말았다.

끝까지 책임질거 아니면..

야생인데 주는 밥에 길들여지면...하는 핑계를 대며..

귀엽기는 하다.

그저 좀 거리가 있는 이웃처럼 그렇게 얼굴이나 보며 살아가 볼까 생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