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쁘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몰랐다.
내일은 출근하는 날이라고 먼저 꽃을 사 온 큰 아이나
일깨워 준 남편이 아니었다면 까마득히 모르고 지나갔을 생일...
공식 생일과 진짜 생일이 달라서 진짜 생일은 그 흔한 상업용
문자도 없다.
톡에도 여기 저기에도 마찬가지다.
꽃 좋아하지 않는 멍뭉이가 꽃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연구하다가
꽃 위에 살포시 간식을 올려놨더니
이넘이 꽃으로 올라타려 한다.
흐흐흐....
꽃이 얼마나 이쁘고 곱고 연약한데.
어제 작은아이한테 갔다가 오늘 왔다.
방구석에 앉아서 걱정만 했었는데
얼굴 보니 마음이 훨씬 편하다.
혼자 걱정만 하는 거보다 이렇게 만나 얼굴 보고 이야기하고
맛난 거 먹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아들도 알고
나도 안다.
아들이 작은 아이가 큰 아이만큼 든든한 맛은 없어도
단단할 거라는 믿음은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단한 아이라는 거..
어쩌면 나보다 더 굳은 아이라는 거....
순해서 너무 순해서 걱정이라 했더니
택시 기사 아저씨가 순한 게 낮다고.....
그래서 상처받을까 싶다고 했더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한 아이들이 결국은 외롭지 않다고..
신촌에서 용산역까지 기차 놓일까 봐 열심히 최선을 다해 밀리지 않는
길을 찾아 달려주신 기사님의 말씀에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
내 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잘 나가서 엄마의 자랑이 되는 아이가 돼도 좋겠지만
스스로 만족할 줄 알고 행복해할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서울행은..... 갈 때는 마음이 먹구름이었는데 올 때는 소나기 한차라 쏟아지고
난 하늘처럼 후끈하다.
좋다. 이 후끈한 여름 기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