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2. 8. 21. 09:24

8월 4일 아들 수술하기 전날 입원하러 가기 전에

아들에게 만들어 준 라테다.

온 가족 커피 만들어 먹고 씻고 나온 아이의 커피를 만드느라 물통에 물이 나오다 말았다.

그래서 물 추가 얼음 추가하다 보니

모양이 예쁘게 나왔다.

사실은.... 맞은 맹탕이겠지만

이뿌지 아들~ 엄마가 너를 위해 만들었어. 하니

엄마 사진이라도 한 방 찍어 놓지~ 해서

찍어 놓은..

다른게 아닌 아들 건강을 기원하면서 뭔가 좀 그랬던 마음을 다잡은 커피..

또 오해영이라는 드라마가 늦은 저녁까지 재방영되고

있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어 

다시 보게 되었다.

그냥 보고 보고 보고 또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디어 머이 프렌즈나 눈이 부시게 같은 묵직하게 들어오는

드라마도 재방을 하면 다시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지 마

이 또 오해영이라는 드라마도 보이면 다시 보게 된다.

그저 사랑은 사랑인 내용이 너무 좋고..

여 주인공도 그 부모로 나오는 분들도 

캐릭터도 그냥 그 인물들도 좋아지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이라고 느껴지는 지금이 내가 

죽음을 앞두고 아니 죽을 때 뒤 돌아보는 한 단락 단락

이라는 그런...

그래..

죽음 앞에서 뒤돌아 봤을 때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어.

그래... 그때는 참 잘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그렇게 생각해 보면 삶은 그냥 작은 추억들이 모여 있을 뿐이고 그 추억에 대한 가치 책임은

또한 나에게 있는 것이다.

너무 재고 살 것 없고,

너무 아끼며 살 것 없고,

너무 감추고 살 것 없고

너무 조바심이나 조심스럽게 눈치 보며 살 것도 없다는 생각...

마지막 최종회에서..

남자 주인공이 사고로 사경을 헤맬 때..

여주인공의 엄마가 뭔 일 있느냐는 듯  결혼 날짜를 상의하고

또 그 주변인들이 이러쿵저러쿵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며 평범하지 않은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은...

바람을 기원하는 것보다 더 당돌하데 일상의 흐름을 이어감으로 써

운명을 바꾼다는 그 엔딩이 너무너무너무 좋다.

나... 로써는..

내 성격으로는 절대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엔딩...

운명도 바꾸는 삶, 사랑, 믿음.. 대담함..

마음이 해이해지거나

우울이 밀려와 나를 집어삼키려 할 때

주저앉아 비틀거리다가 들어 누워 버리고 싶을 때

이 드라마 속 엔딩을 엄마의 대범함을.. 되새김하리라 

내가 단단한 나무 같아야 

내 그늘이 내 단단함이 내 처연함이 

내 주변에 내게서 파생된 인생들에 휴식이 되고 안식이 되고

햇살이 되지 않겠는가..

환경이 아닌 나 자신이 내 삶을 이끌어 간다는 걸 잊지 않야야지..

아침부터 횡설 하고 수설 하신다.

공개지만 공개되지 않는..

보는 사람이 없는 공개 일기장이라는 게 참말로 다행인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