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2. 9. 16. 11:55

바람이 분다
그냥 가만히 앉아 있어도 아가 요람처럼 살랑살랑 흔들리는 그네에 멍뭉이랑 둘이 앉아
여유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바람이 좋다
시원한 아이스 커피와 멍뭉이와 바람과 그리고 하늘과 구름과 새소리
더없이 평화로운 한낮의 풍경이다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커다란 창문 옆 흔들의자에 앉아 뜨개질하며 차 한잔 마시며 그랬음 좋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이루어질 줄 몰랐다
어느 날인가 그랬다 빨간 편의점 의자 한 두 개 사야겠어했더니 왜냐고 묻더라고
지금 테이블 벤치는 등받이가 없어서 뜨개질 하기는 힘들어했다
그러다 문득 그네 하나 있으면 좋겠다 했더니 방부목 사서 만들어 주신단다
너무 좋지
그렇게 해서 들어온 게 이 원목 야외용 그네
아침 일곱 시부터 남편이랑 둘이 끙끙 거리며 조립하고 맞춰 놓으니 너무 좋다
우선 내 좋아하는 꽃밭과 바람과 하늘과 그리고 편안함과 멍뭉이와 커피 한잔과 뜨개질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다
신의 한 수였던 것 또 하나
마당 안쪽에 있어서 주변인들이나 동네 어르신들 신경 안 써도 된다는 거
오로지 나와 멍뭉이를 위한 공간이다
늘어져 주무시는 멍뭉이도 편안해 보이고 나도 좋다
오늘은 밥 안 먹어도 배부를 거 같은 날이다
덥다가 시원하다가 하늘의 바람과 그늘이 그래 오늘은 너 하고 싶은 거 다해 하듯 싱그러운 날이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