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추워진다기에
그냥. .
2022. 11. 3. 21:52
가을빛이 깊어지는 건지
가을 빝이 옅어진다고 해야 할지...
자꾸 눈에 담듯 카메라에 가을의 끝자락을 담아 대고 있지만
눈으로 보는 가을 느낌을 카메라는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종일 피곤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저녁 먹고 쫌 빤짝하더니 어느새 눈은 뻑뻑하고
몸은 늘어진다.
추워진다기에 꽃밭에 있는
늦게 심어 꽃망울이 아직 꽃이 되지 못한 채 모자란 가을 햇살만 바라보고 있던
천인국이랑, 그리고 8월 어느 날 씨를 뿌려 발아해서 자라다가
꽃망울을 맺은.. 그렇지만 추위를 견뎌낼 것 같지 않던 톱풀을
화분에 옮겨 심고
옆집 언니가 주신 익소라 화분을 집안으로 들였다.
익소라는 빨간 꽃을 여전히 이쁘게 피우고 있고,
천인국은 글쎄 꽃이 필 수 있는 온도가 얼마만큼인지 찾아봐야 알겠지만
내일이라도 당장 된서리가 내린다면 금세 얼어 버릴 것 같아서
그랬는데
베란다에서 예쁜 꽃을 피워 주었으면 좋겠다.
꽃 피면..
이 삭막하기만 하고 우울의 빛이 겨울 빛보다 더 빨리 더 짙게
물들어 갈 것 같은 내 마음에 따듯한 모닥불이 되어 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