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는..
어젯밤에는 바닷가에 있는 꿈을 꾸었다.
누군지 생생하지는 않은데 마음 편한 사람과... 아마도 친구들이었던 것 같다.
바다를 바닷가에서 바라보며 바닷내음을 깊숙이 들이 마시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언제나 바닷가에 가면 하게되는 똑같은 행동을 하며
즐거워하고 상쾌해 하는 내가 꿈속에 있었다.
나는 이렇게 가끔 바닷가에 간다. 현실에서 보다 더 많이 꿈에서
바다를 간다.
어느날은 남편이랑 어느 날은 아들이랑 또 어느 날은 이렇게 친구들이랑
또 어느날은 혼자서...
바다는 멀리 있어서 그리움인가...
바다를 바라보는 나는 편안했고, 그 편안했던 것만큼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잤다.
나만 잘 잤다.
나만... 좋아하는 바닷가에서 그냥 마냥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엄마는 밤새 아팠고,
결국은 언니가 불러 준 구급차를 이용해서 아침에 병원에 가서 코로나 진단을
받았단다.
입원하지 않고 집으로 가겠다는 것을...
역전으로 향하고 있는 언니는 출근해야 하니 안되고
엄마 입원 안 하면 내가 가겠다고.. 우겨서 협박 반 애원 반으로 입원시켰다.
나는.. 엄마한테는 늘 약해빠진 딸내미이니..ㅠ.ㅠ
그렇게도 말을 안 들을 수가..
병원 가라고...
구급차 불러서 가라고..
응급실 갈 정도 아니라고.. 구급차 부르면 동네 시끄럽다는 이유로
그렇게 미루더니 아니었나 싶었던 모양이다.
엄마 정말 말 안 듣는다고..
나도 엄마 말 이제 안들을 거라고 그렇게 병원 가랄때 갔으면
그 고생 안 해도 됐던 거 아니냐고 투덜거렸다.
뭘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엄마한테 투덜거려.
언니는 오늘 마침 휴가라고 엄마 상태 안 좋은 것 같으니까 거기서
내려오려고 했던 건데
나는 여기서 한 시간 거리에서..
혹시 모르니 오지 말라는 엄마 말은 또 왜 그렇게 잘 듣는지..
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괜찮겠지라는 아닐 함...
나보다 더 엄마는 버티는 분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냥 움직이기 귀찮았다고 해야 맞다.
괜찮겠지... 싶은..
난 그래도 되는 엄마나 친정 식구들에게는 그래도 되는 반 환자이니까.
ㅠ.ㅠ
반 환자..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
내가 독감이었으니 엄마도 독감일 거라는 아닐 함..
얼마나 혼자서 고생을 했을까.. 하는 안쓰러움..
내 부족하고 이기적인 마음..
나는 아프면 버틴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은 또 한다. 미련하게
내가 그러니 엄마가 아파도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참 어이없어.
엄마 나이가 몇인데..
엄마는 병원에 입원을 하셨고..
집에 혼자 계시는 거 아니니 그나마 마음이 놓이고..
내 이기적임에 지랄 같던 마음은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러닝머신을 걷고 오니 좀 차분해졌다.
나는.. 내 이기심을 좀 털어야 한다.
특히 엄마에게서는..
뭔 믿음인지.. 엄마 마음 편하게 해 주겠다는 얕은 수로
나의 편안함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한다.
정신 차리자 김여사.
넌... 엄마 딸이잖아.
네가 제일 가깝게 살고, 니가 제일 걱정거리잖어.
좀 더 챙기고 좀 더 살피고, 마음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정말 엄마에게 도움이 되는 딸이 되어야지 않겠나.
답답하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