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작은아이가 2차 면접 본 곳에서 최종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단다.
만감이 교차하지만
생각도 많지만 그냥 무조건 축하만 해 주기로 했다.
출근하기 전에 이제 다시 방을 구해줘야 하고..
이사도 시켜 줘야 한다.
새로 시작하는 내 아들의 앞날이 늘 봄날 같았으면 좋겠다.
목소리에 여유가 있어 보여 좋다.
대학원 다닐 때는 늘 피곤해 보이기도 하고 가끔은 지쳐 보이기도 했는데..
물론 직장생활도 쉽지는 않겠지만
잘 해내리라 믿는다.
내 아들의 앞길을 무조건 응원해 줄 수 있는 따듯한 봄 햇살 같은
내가 되어야지 싶기도 하다.
창고 정리를 했다.
뒷 베란다를 정리하면서 버리고 싶은 것들이 있지만
그건 내 몫이 아니라 정리해서 청소해 둔 창고에 가져다 놓았다.
언제 어떻게 어떤 식으로 찾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창고에는
언제 적 유물인지 기억도 없는..
나 시집오기 전부터 있었을 법한 것들도 있다.
내 손으로 정리할 수는 없어서..
저녁에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한 번 다 뒤엎는다고...
근데 날마다 바빠서 언제 해.
내가 그냥 막 내 맘대로 정리하면..
하지도 못하지만 안 되겠지?
정리는 늘 하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
내 서랍장의 오만 잡동사니가
남편 창고의 오만 잡동사니랑 뭐가 다르겠는가.
크고 무겁고 알 수 없는 것들의 창고와
작고 고만고만하지만 다시 쓰일 것 같지 않은 것들의 서랍장을
하나 둘 비워야지 싶다.
아껴 둘 필요가 없어.
어차피
마음에서 멀어져 손에서 멀어진 건 다시 찾지 않잖아.
어쩌다 한 둘 다시 찾게 되어 아쉬움을 느낀 다 해도..
그 아쉬움이 훨씬 나아.
오만 잡동사니의 서랍장이 내 마음 같이 복잡한 것보다는..
싹 다 너무하나 싶을만치 비워야지
뜨개질 좀 거리 두고... 비우는 거에 앞으로 며칠은 집중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