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3. 4. 4. 22:51

초작초작 비 내리는 소리가 정겹다.

깊어져 가는 밤

가능한 엄마 옆에서는 열 한시 전에 텔레비전 끄고

자려고 하고 있다.

잠 안 잔다고 걱정을 늘어지게 하시니까

그런데 오늘은 그냥 불 끄고 눕기에는 너무 정신이 말똥 하다.

비 내리는 소리에

우리 집 설계도가 쓰리디 그림으로 해서 도착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게 뭐야? 싶었다.

이게 가능 해? 싶은..

정말 그럴싸하게 멋지더라고 

우선 그림으로 보니까 이쁘고 깔끔하고 아늑하고..

보고 보고 또 보고 또또 보니까

몇 군데 수정해야 할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뭐.. 내 생각대로 다 될지는 모르겠지만

잠 안 오는 수많은 날밤동안 허물고 세우고 했던 내 머릿속의

집 

그 집과 ㅂ많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좀... 싶은..

더 이야기해 보고 더  상당해 봐야겠지만

어쩔 수 없는 구조상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다 싶은 부분은

설계도에 표시해서

부연 설명을 해서 남편에게 첨부파일로 보냈다.

보고 더 추가하거나 고칠 데 있음 말하고

괜찮은 것 같으면 설계하신 분에게 보내 보라고..

정신은 말똥이다.

이제 실감이 난다.

다 뜯어 낸 사진을 봐도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정말 

머릿속에 좀 그려지는 거 같다.

정신이 너무 말똥 해서 오늘 밤은 쉬이 잠이 올 것 같지가 않다.

그래도 엄마가 뒤척이기 시작했다.

노트북 끄고 티브이 끄고 누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