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산책하다가
그냥. .
2023. 4. 9. 22:25
돌배꽃이 피었다.
어린 시절 뛰어다니며 숨바꼭질도 하고 맹감도 따 모으고
여기저기 있던 방공호에 들어가 까끔살이 하며 놀던
어린 시절이 놀이터이기도 했고,
여름방학 마악 벼이삭이 굵어지기 시작하면 몰려드는 참새 때를
쫓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엄명에 양은냄비며 뚜껑이며 두드릴 수 있는 것들을 들고나가
산 그늘에 앉아 새를 쫓던 그 산..
놀러 갔을 때는 그렇게도 신이 났었는데
아버지의 엄명을 받고 가야 할 때는 정말이지 방학이 싫었던 그때..
그때는 몰랐다. 저렇게 작은 산이라고 하기에도 뭐 한 작은 언덕이었다는 것을..
경지정리하면서 정리당한 부분도 없지 않겠지만 남아 있는 것이 별 거 없어서
내 기억 속의 거 기하고는 너무 달라 아쉬웠는데
그때도 있었던 돌비 나무가 지금도 있어서 이렇게 꽃을 피우나 싶은 생각에
어찌나 반갑던지..
아기자기 귀여워 아그배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한데 어떤 게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어제 남편이랑 큰아이가 왔다가 갔다.
피곤했는지 내리 잠만 자다가 큰아이가 와서 엄마랑 고기 구워 먹고
엄마는 사실 거의 못 드셨다. 이가 안 좋아서.. 얇게 자른다고 했어도
드시기가 불편하시겠지
그래도 안 드신 거보다는 좀 괜찮겠지.
큰아이는 어제저녁에 가고
남편은 오늘 낮에 갔다.
내가 여기 있으니 엄마 집이 분주하다.
엄마가 편안하게 생각하시면 좋겠는데 자꾸 손님 대하듯 하셔서 좀 죄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