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우리 멍뭉이가...
그냥. .
2023. 6. 15. 23:01

우리 멍뭉이가 집을 기억하는 것이 신통방통하다.
두 달 하고 열흘 만에 입성이다.
집이 완전히 다른 집에 되었는데도 낯설어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기특한지..
엄마네 갔을 때도..
큰아이 집에 갔을 때는 특히 더..
낯설어서 내 발자국만 졸졸 따라 다니더니
이 집은 익숙한 모양이다.
모양이 익숙한 걸까?
다 바뀌고 몇 가지 바뀌지 않은 침구며 침대며 거기에서
두 달 넘게 빠지지 않은 가족들 냄새나 자기 체취가 남아 있는 걸까?
마당이 익숙하고 골목이 익숙하고 지를 이뻐라 해준 이웃들이
익숙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멍뭉이도 익숙한 이곳..
나는 아직 좀 낯설은지..
잠을 잘 못 잔다.
낮에는 바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잔잔한 일들로 사람들이 들락 거리고
새집을 새집처럼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날마다 택배상자들이 배달되어 오고...
멍뭉이 산책도 시키고 꽃밭 풀도 매고..
바쁘게 살다 보니 오히려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그동안 너무 늘어져서 힘들었던 모양이야.
그나저나 비나 좀 시원스럽게 내렸으면 좋겠구먼..
비가 안 오네..
하긴 큰아이 집에 입성하고도 한참 지난 후에 비가 내렸지.
그래도 비가 좀 왔으면 좋겠다.
꽃밭에 꽃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를 묵은 것이어서 그런지
잘 버텨주고는 있는데
뭔지 흙은 많이 목말라 보인다.
이제 오지 마라 오지마라 할 때까지 올지도 모르니
이 맑고 더운 날을 즐겨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세탁기 다 돌아가면... 자야겠다.
피곤은 한데 오늘 저녁은 잘 자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