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사그락 사아그락
그냥. .
2023. 7. 1. 22:07
선풍기 바람소리가 마치 깊은 밤 마당을 산책하는 바람 그의 소리로
착각하게 하는 것은
내 작은 창가 이 책상 덕분인가 한다.
아니 아닌가 보다..
선풍기 바람이라고 내가 인정해 버리려는 순간
앞쪽이서 신선한 바람이 후욱 내 얼굴을 스친다.
선풍기는 뒤에 있는데 말이다.
낮에는 그렇게 더워서 바람도 나무 그늘아래 쉬고 있더니
밤이 깊으니 살그락 살그락 산책을 다니는 모양이다.
하루살이 때문에 다 끄고 모니터 불빛만 살아 있는데
저 촘촘한 방충만 그 사이 어디로 들어왔는지
모니터 앞을 알짱 거린다.
정말 작기는 하다.
마치 먼지만하다.
큰아이 불러서서 간만에 집에서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잘 먹는다.
아이 아파트 등기가 나와서 축하한다고 아빠가 한 턱 쏘는 자리다.
집에서 같이 살 때는..
고기 너무 자주 먹으면 안 좋다며 잔소리했었는데
소고기 먹은 지가 오래되기는 했나 보다.
세 팩 사서 한 팩정도는 남을 줄 알았는데
다 먹네..
가끔 불러서 먹여야겠다.
집으로 돌아가는 아들 차창가에 대도
엄마 필요하면 불러! 했더니
웃으며 알았어. 한다.
고기 잘 먹고 난 나는 두통이 찌그러지고 있다.
ㅎ..
갑작스러운 오늘 더위 때문인지..
신경 안 쓰는 듯하면서도 신경 쓰이는
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불안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남편도 아들도 아무렇지 않은 듯..
평소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신경은 곤두서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서로 그냥 입 꾹 다물고 일상을 이야기하고
일상을 그리는데 더 열중인지도 모르겠다.
별일 있겠어?
내가 그렇게 비실 대거나 약골인 여자는 아니잖아. 그렇지..